현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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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요약
현릉(玄陵)은 북한 개성특별시 개풍군 해선리에 있는 고려 후기 제31대 공민왕의 능이다. 1365년 2월 노국대장공주의 사후 4월 정릉에 안장하고, 1366년 공민왕은 자신의 수릉을 정릉의 서쪽에 조영토록 하여, 환관 김사행이 4도감 13색을 지휘 감독하여 1372년 쌍릉으로 완공되었다. 1374년 공민왕의 사후 현릉에 안장되었다. 현정릉은 여타의 고려왕릉에 비하여 규모도 월등하고 문무인상도 등신대 이상이며 석양, 석호가 완비되고 조각술 또한 양감이 풍부하고 표현력이 뛰어나다. 조선왕릉 조성에 이정표가 된 기념비적인 왕릉이다.
정의
북한 개성특별시 개풍군 해선리에 있는 고려 후기 제31대 공민왕의 능.
건립경위
공민왕 현릉(玄陵)은 1365년(공민왕 14) 2월 노국대장공주의 사후 정릉을 조성할 때 1366년(공민왕 15) 자신의 수릉(壽陵)도 함께 조성하기 위하여 환관 김사행(金師幸)에게 4도감 13색의 지휘 감독을 맡겨 정릉의 서쪽에 쌍릉 형식으로 1372년(공민왕 21) 조영한 것이다.
당시 설치한 4도감은 국장도감, 빈전도감, 조묘도감, 재도감이며, 조묘도감이 왕릉의 조영을 주관하였다. 1374년(공민왕 23) 9월 갑신일 공민왕이 승하하였고, 그해 10월 경신일에 현릉에 묻혔다. 공민왕의 신주는 26개월간 혼전에 존속되었다가 1376년(우왕 2) 11월 기해일에 태묘에 부묘되었다.
변천
쌍릉 형식으로 1372년 완공된 현릉은 고려 제31대 공민왕의 능이고, 정릉은 공민왕의 비 노국대장공주의 능이다. 이 능은 고려왕릉 가운데 가장 완비되고 보존 상태가 좋으며 고려 말기 왕릉 형식을 대표한다. 능제와 석물 조각 등 조선왕릉 제도의 모범이 되는 능이다.
조선시대에 고려왕릉의 관리는 예조에서 담당하도록 『 경국대전』에 제도화하였는데, 공민왕의 현릉은 소재지인 개성의 수령으로 하여금 관리하도록 하였다. 이후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거치면서 방치되었다.
하지만 1662년(현종 3)의 조사에 의하면 공민왕 현릉은 개성부에서 서쪽 20리 봉명산 남록에 있는데 사면석물이 성대하고 훼손된 것이 없으며, 계체석과 정자각 및 망주석 등이 모두 온전하다고 보고되었다.
당시 공민왕 현릉을 비롯한 고려왕릉은 100보의 한계를 정하여 그 안에서 경작과 장례를 금하도록 하였다. 이처럼 현종 대에 고려왕릉은 3년마다 한 차례씩 예조의 낭관을 보내어 살펴보도록 정례화하였고, 숙종 대부터 고종 대까지 3년 1회마다 간심한 기록이 있다.
1905년 일본은 여러 차례 도굴을 시도하였으나 지역민의 저항을 받아 추진하지 못하였다가 비가 심하게 내리던 날 헌병대까지 동원하여 13회 만에 도굴을 하였다. 일제강점기인 1916년 일본인 학자 이마니시 류〔今西龍〕는 공민왕의 현릉을 비롯한 고려왕릉에 대한 전면 조사를 실시하여 『고려제릉묘조사보고서』를 기록하였다.
1920년에도 도굴되었고 이후 공민왕의 현릉은 땜질 정도로 수리가 되어 수십 년간 방치되어 황폐화되었다. 이후 1956년에 이르러 북한 사회과학고고학연구소에 의해 발굴이 이루어져 널방 내부를 조사하였고, 내부의 천장과 벽면의 벽화를 모사하여 개성 시내의 고려박물관에 진열하고 있다.
능의 형태와 능묘 석물의 양식 특징
현정릉은 개성특별시 개풍군 해선리에 있는 국보이다. 현재 개성특별시 서쪽 교외 봉명산에서 남쪽으로 뻗어 내린 무선봉의 나지막한 산 중턱에 자리 잡고 있다. 능역은 동서 폭이 약 50m, 남북 길이가 45m 범위의 장방형의 능 3계와 이어지는 경사면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경사면 중앙에 계단을 두어서 능에 오르내리도록 하고 있으며 중앙 계단의 좌우에 석축을 쌓았다. 경사면 아래 평지에는 정자각이 세워져 있고, 정자각의 서북쪽 축대 아래에는 앙복련으로 장식된 대석을 가진 사각의 소전대를 두었다.
능역 상단에는 동북서 방향에 3m 높이의 곡담을 ㄷ자 모양으로 두르고, 현정릉 두 봉분을 가까이 붙여서 나란히 배치하여 쌍릉을 이루고 있다. 봉토의 높이는 약 650㎝이며, 지름은 137㎝이다. 봉분 아래쪽은 지대석, 우석, 면석, 만석, 인석으로 이루어진 12각의 병풍석을 두르고 있다.
병풍석에는 십이지신상이 설치되어 있는데, 머리 위에 동물 형상의 모자〔수관(獸冠)〕을 쓴 입상의 문신상이 부조되어 있다. 이러한 수관 인신상은 공민왕 현릉 및 노국대장공주 정릉에서 처음만 보이는 것이고, 칠릉떼 제3릉에도 영향을 끼쳤다. 이전까지 고려왕릉의 십이지신상은 모두 사람의 몸에 동물의 얼굴을 하고 있는 인신수수상(人身獸首像)이었던 것과 비교된다.
난간석은 병풍석 밖으로 평행하게 돌려 일반적으로 12각을 이루는 데 비해, 현릉과 정릉 두 능은 쌍릉 형식으로 가까이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겹치는 부분의 난간을 생략하고 각각 10각씩 연결하고 있다. 석난간의 바깥쪽으로는 석호 4기와 석양 4기를 교대로 배치하고 있다. 양과 호랑이는 모두 바깥을 향하고 있다.
양은 네 다리로 서 있으며 가운데 부분이 막힌 채 난초를 새겨 넣었고, 호랑이는 얼굴을 치켜들고 앞다리는 뻗고 뒷다리를 굽혀 앉아 있으며 긴 꼬리가 앞을 향해 있다. 고려왕릉의 석수 중 석호와 함께 석양의 존재가 분명한 것도 현정릉이 유일하다. 왕릉에 석양과 석호를 배치하는 것은 이후 1406년 조선 제1대 태조 건원릉과 태조비 신의왕후 제릉에 이어져 조선왕릉에 영향을 끼쳤다.
현릉과 정릉의 봉분 앞에는 각각 상석을 하나씩 배치하였다. 상석의 아래쪽은 북 모양으로 잘 다듬은 5개의 받침돌로 떠받치고 있다. 고석(鼓石)의 사방에는 귀신의 얼굴[귀면(鬼面)] 형상의 나어두 무늬를 새기고 있다. 제1단 동서 양쪽에는 망주석을 마주 세웠는데 팔각의 이중 기단 위에 세운 팔각 석주와 그 위의 주두부로 이루어져 있다. 팔각 석주의 중상부에는 구멍 뚫은 귀가 달려 있다.
두 능의 정면에는 각각 소맷돌이 달린 계단을 만들고, 또 그 양쪽에 작은 계단을 두어 오르내리게 하고 있다. 제2단에도 역시 각 능의 정면에 장명등 하나씩 2기가 배치되어 있다. 장명등은 하대석과 상대 받침을 앙복연으로 장식하고, 중대석은 사면에 안상을 새겼으며, 그 가운데에 3보주를 새기고 있다. 중심이 되는 구슬에는 태극이 새겨져 있다.
제2단의 장명등 좌우와 제3단에는 문무석인 2쌍씩 총 8기를 배치하고 있다. 제2단에 서 있는 문석인 2쌍은 복두에 공복을 입고 양손에 홀을 들고 서 있다. 능에서 가까운 쪽 문인은 수염이 묘사되어 있고 나이가 든 모습이며, 먼 쪽의 문인은 젊게 표현되어 있다.
제3단은 제2단보다 140㎝ 낮으며 중앙에 한 개, 양쪽에 2개의 계단을 두어 제2단과 연결되어 있다. 제3단에는 각 능마다 투구를 쓰고 갑옷을 입은 무석인 2쌍이 서 있다. 위쪽의 젊은 무석인은 가슴에 손을 모으고, 아래쪽의 늙은 무인은 양손으로 검을 짚고 서 있는 형상이다. 현정릉은 고려왕릉 중 갑옷을 착용하여 문석인과 확실하게 차별하여 무석인을 세운 최초의 예이다.
문무석인을 세운 현정릉의 전통은 조선시대에 왕릉에만 문무석을 모두 세울 수 있는 능원묘 제도의 근간이 되었다. 문석인과 무석인의 크기는 키가 각각 330㎝이다. 제4단에는 가운데와 양옆에 돌계단이 있다. 여기부터 정자각까지의 높이 차이는 10m이다. 한편 현정릉의 맨 아래 석축에서 223m 떨어져서 서쪽에 운암사지가 있었으나, 현재는 존재하지 않는다.
내부 구조와 출토 유물
공민왕 현릉의 하부에 배치된 석실은 길이 300㎝, 너비 297㎝, 높이 229㎝의 규모이다. 석실의 벽면을 발이 굵은 솔로 풀칠하듯이 옅게 회칠을 바른 다음, 구름을 밟고 서 있는 머리 위에 동물 형상의 모자를 쓴 입상의 문신상이 그려져 있고, 천장에는 천문도가 그려져 있다. 공민왕 현릉의 널방은 도굴에 의해 벽면이 파괴되면서 박락된 부분이 군데군데 있다.
벽면의 십이지상은 70~75㎝ 크기이며, 동서북의 세 벽면에 각각 넷씩 나뉘어 모두 정면을 바라보게 배치되어 있다. 남쪽 벽면은 너비 2m의 연도와 이어져 있어 비어 있다. 북쪽벽의 중앙에서부터 십이지의 순서로 ‘자축’을 시작으로, 동쪽벽에 ‘인묘진사’가, 서쪽벽에 ‘오미신유’의 순서로, 북쪽벽에 ‘술해’가 배치되어 있다.
벽화 속 십이지 생초는 병풍석에 부조된 십이지신상과 연관되며 동물형 모자를 쓰고 있지만, 이목구비는 단순하고, 손에 홀을 쥐고 방심곡령의 긴 포를 입은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다. 자부터 사까지 동쪽 십이지는 청색 홀을 쥐고, 오부터 해까지 서쪽 십이지는 검은색 홀을 쥐고 있다. 의복은 붉은색이고, 방위에 따라 오방색이 할당되어 사용되었다. 고려 후기 성리학이 바탕이 된 음양오행의 장의 문화를 엿볼 수 있다.
의의 및 평가
공민왕 현릉과 노국대장공주의 정릉은 대한민국 왕릉사에 있어 획기적인 무덤이다. 조선왕릉 중 쌍릉의 시발점이며 전형이다. 무엇보다도 공민왕의 현릉은 노국대장공주의 정릉을 조영하면서, 자신의 사후 안식처인 수릉으로서 조영한 점이 특이하다. 현정릉의 능묘조각은 400여 년간 유지되던 고려왕릉의 전통을 일시에 혁신한 혁명적인 왕릉이다.
공민왕 현릉과 노국대장공주 정릉의 능묘 조각은 석등, 상석, 망주석이 봉분 앞에 자리 잡고 그 아래로 모두 8명의 문석인, 무석인이 두 쌍씩 마주 보는 형상으로 배치한 것이 혁신적이다. 웅크린 석호 4구와 입상의 석양 4구가 교대로 봉분을 감싸고, 갑주를 완벽하게 차린 무인상의 배치와 조각적 솜씨 또한 획기적이다.
이처럼 현정릉은 여타의 고려왕릉에 비하여 규모도 월등하고 문무인상도 등신대 이상이며 석양, 석호가 완비되고 조각술 또한 양감이 풍부하고 표현력이 뛰어나다. 현정릉은 왕릉의 정형을 이루어 이후 600여 년간 조선왕릉 조성에 이정표가 된 기념비적인 왕릉이며, 고려의 국력을 기울인 예술적 총화라 할 수 있다.
참고문헌
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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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행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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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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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자료
이북오도청(https://ibuk5do.go.kr/)
관련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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