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학명(南鶴鳴: 1654~1722)의 본관은 의령(宜寧)이며, 자는 자문(子聞), 호는 회은(晦隱)이다. 할아버지는 현령을 지낸 남일성(南一星)이고, 아버지는 영의정(領議政)을 지낸 남구만(南九萬)이다.
5권 2책의 활자본으로, 별도의 서발문은 없고 각 권별로 목록이 있다. 국립중앙도서관, 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 고려대학교 도서관, 성균관대학교 등에 소장되어 있다.
서발문이나 간기가 없어 간행 정보를 파악하기 어렵지만, 남학명 집안의 다른 문집 간행 정보를 통해 유추해 볼 수 있다. 남학명의 아버지 남구만의 시문집인 『약천집(藥泉集)』은 남학명의 차남 남처관(南處寬)이 병조정랑으로 있던 1723년(경종 3)에 운각인서체 활자로 간행하였는데, 이 『약천집』의 판식과 크기 및 체재가 『회은집』과 동일하다. 또한 남학명의 장남 남극관(南克寬)의 시문집인 『몽예집(夢囈集)』도 『약천집』과 동일한 형식이다. 소론 정권이 들어선 경종 연간에 남구만‧남학명‧남극관 3대의 시문집이 동시에 간행되었다고 추측된다.
권1에는 시 99수, 부(賦) 1편이 실려 있다. 시는 16세 때 지은 것을 시작으로 68세 때 지은 것까지 창작 시기를 표기하여 순차적으로 실어 놓았고, 말미에 33세 때 지은 부 1편을 실어 놓았다. 시는 형태상으로 근체시와 고체시가 모두 들어 있다. 내용상으로 남학명 개인이 겪은 일들을 소재로 읊은 것과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창작한 것으로 나눌 수 있다. 전자에 속하는 것은 개인의 일상 속에서 창작한 서정시, 서사시, 차운시, 제화시이다. 후자에 드는 것으로는 교유 관계에서 지은 수창시, 증별시, 증정시, 애도시가 있다.
권2에는 기(記) 17편, 서(序) 2편, 제발(題跋) 3편, 제문(祭文) 4편이 실려 있다. 이들 작품에는 모두 창작 연도가 표기되어 있다. 기는 양적으로 짧은 소기(小記)와 그렇지 않은 것으로 구분할 수 있다. 소기에는 「유삼청동소기(遊三淸洞小記)」, 「냉절유력기(冷節遊歷記)」, 「사동소기(賜洞小記)」 등이 있고, 그 외에 분량이 상대적으로 긴 「기풍담노사사(記楓潭老師事)」, 「유금산기(遊錦山記)」, 「유사군기(遊四郡記)」 등이 있다. 이러한 저술로 인해 남학명은 한문 산문사에서 산수유기의 대표적인 작가로 꼽히고 있다.
제발에는 조속(趙涑)의 화첩에 붙일 발문을 그의 아들 조지운(趙之耘)의 부탁으로 지은 「제조창강수화첩후(題趙滄江手畫帖後)」, 서문유(徐文裕)가 소장한 『연경화첩(燕京畫帖)』을 보고 느낌과 견해를 적은 「제서계용소장연경화첩후(題徐季容所藏燕京畫帖後)」, 부친 남구만의 「용암정기(龍巖亭記)」를 용암정(龍巖亭)에 걸 때 서숙(徐塾)의 부탁으로 지은 「용암정기발(龍巖亭記跋)」 등이 있다.
권3에는 서(書) 17편, 잡문 3편이 실려 있다. 편지글에도 지은 시기를 알 수 있도록 연도 표기가 되어 있다. 이세귀(李世龜)에게 쓴 편지는 인간관계를 어떻게 규정할지에 대한 의견을 제기한 것과 예산현감으로 있으면서 견해를 구한 것에 대한 답장이다. 이세필(李世弼)에게 쓴 편지는 용안현감으로 있을 때 정사에 대한 견해를 구한 데 대한 답장 1편과 상제례(喪祭禮)에 대해 문답을 주고받은 편지들이다. 최석정(崔錫鼎)에게 쓴 편지는 선조들에 관한 자료를 구한 글 한 편과 안부를 주고받으며 우정을 확인하는 글 2편이다.
잡문에는 함경도 안변의 석왕사에서 태조가 불경을 전한 고사를 새로 각석할 때 지은 「석왕사비(釋王寺碑)」, 인조‧효종‧현종이 승하하였을 때 백관의 제복에 대한 논의가 오랫동안 결정되지 않는 것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자세하게 정리한 「국상백관제복사의(國喪百官制服私議)」, 만년에 18조목으로 정리한 「유훈(遺訓)」이 있다.
권4에는 행장 1편, 유사 8편, 묘문 5편이 실려 있다. 행장은 사촌 형제 박태보를 대상으로 한 것이다. 유사는 남구만‧남극관에 대한 것과 종친인 남선(南銑)‧남중하(南重夏)‧남제(南梯)‧남대하(南大夏)‧남응민(南應敏)에 대한 것이다. 묘문은 선비(先妣)인 동래 정씨(東萊鄭氏), 종숙인 남수만(南受萬), 그리고 남극관에 대한 묘표가 있고, 요절한 셋째 며느리의 광지(壙誌)와 남학명 자신이 직접 쓴 남학명의 묘지(墓誌)가 있다.
권5에는 잡설 6편 등이 수록되어 있다. 주제별로 「예제(禮制)」, 「고사(故事)」, 「풍토(風土)」, 「언행(言行)」, 「사한(詞翰)」, 「쇄문(瑣聞)」으로 나누어 총 160조목을 실어 놓았다. 출전이 분명한 것은 출전을 밝혀 놓았는데, 체험이나 전문으로 알게 된 것들은 출전이 없기도 하다. 「사한」에서 전겸익(錢謙益)‧원굉도(袁宏道)와 관련한 것 3가지를 제외하면 소재 선별의 범위는 우리나라의 것으로 한정하였다.
『회은집』은 조선 후기에 활동한 남학명의 시문집으로, 그의 학문 및 문학 세계를 엿볼 수 있는 자료이다. 그는 당대의 저명한 문인들로부터 문재(文才)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이 책을 통해 구체적인 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 한편 그는 평생 처사로 살면서 산수 유람에 벽(癖)이 있었음을 스스로 시인한 바 있고 교유 인물에게서도 평가받은 바 있다. 그에 어울리게 산수와 누정에 대한 많은 기문, 금강산을 비롯하여 전국의 유명한 산수를 유람하고 기록한 산수 유기 작품들이 이 책에 수록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