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언절구. 변방을 지키는 늠름한 장수의 모습을 읊은 시이다. 『동명집(東溟集)』 권2에 실려 있다.
첫째구에서는 번장(番將)의 기상이 웅호함을, 둘째구에서는 8척장신에 보검을 찬 위엄을, 셋째구에서는 천산(天山)의 세 길 눈 속에서 사냥을 하는 모습을, 넷째구에서는 장막 속으로 돌아와 술을 마시는 것을 읊었다.
1·2구에서는 번장의 남다른 기상과 외모를 노래하여 그의 뛰어난 활약을 기대하도록 설정하였다. 그러나 당시는 적의 침입이 없어 잠정적으로 평화가 유지된 상태이므로, 전투를 수행하는 용감한 모습은 볼 수 없었다. 따라서, 3·4구에서는 다만 그가 눈 속에서 사냥하는 활동상을 보여주었으며, 이를 통하여 그의 전투적 역량도 탁월한 것임을 묵시하고 있다.
이 시는 필자가 변방지방에서의 경험적 사실을 노래한 것인데, 적과 마주한 변방이라는 특수상황에 세 길이 넘는 눈이 더하여져 한층 북방의 살벌한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가운데, 이런 주변적 환경에 위축되지 않고 환경을 극복해나가는 용감한 군인의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