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조계종 직할교구 본사 조계사의 말사이다. 이 절은 794년(원성왕 10)에 연회국사(緣會國師)가 창건하여 견성사(見性寺)라 하였다. 그 뒤 고려시대의 사적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1498년(연산군 4)에 정현왕후(貞顯王后)가 성종의 능인 선릉(宣陵)을 위하여 능의 동편에 있던 이 절을 크게 중창하고, 절 이름을 봉은사라고 개칭하였다. 1501년(연산군 7) 나라에서 절에 왕패(王牌)를 하사하였다.
1551년(명종 6) 이 절을 선종(禪宗)의 수사찰(首寺刹)로, 광릉의 봉선사(奉先寺)는 교종의 수사찰로 삼았으며, 보우(普雨)를 주지로 삼아 불교를 중흥하는 중심도량이 되게 하였다.
보우는 1562년에 중종의 능인 정릉(靖陵)을 선릉(宣陵) 동쪽으로 옮기고 절을 현위치로 이전하여 중창하였다. 1563년(명종 18) 절에 순회세자(順懷世子)의 사패(祠牌)를 봉안하기 위하여 강선전(降仙殿)을 세웠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때 사찰은 병화로 소실되었고, 1637년(인조 15)에 경림(敬林)과 벽암(碧巖)이 모연(募緣)하여 중건하였다. 1665년(현종 6)에 다시 화재로 소실되었으나, 1692년(숙종 18)에 왕실에서 시주하여 석가모니불 · 아미타여래 · 약사여래 등의 삼존불상을 안치하였고, 1702년(숙종 28) 왕이 절에 전백(錢帛)을 하사하여 중건을 완료하였다.
1747년(영조 23)에는 순찰사 남태저(南泰著)의 주청으로 조정에서 쌀과 돈, 목재 등을 내리고, 1757년(영조 33)에 상헌(尙軒) · 영옥(穎玉) · 선욱(善旭) 등이 힘을 모아 중수하였다.
1789년(정조 13) 조정의 지시에 따라 선욱 · 포념(抱念) 등이 세자각(世子閣) · 대웅전 · 명부전 · 향각전 · 관응당(管應堂) 및 각 방사를 보수하였고, 1790년에 전국 사찰의 승풍과 규율을 감독하는 5규정소(五糾正所)의 하나가 되어 강원도와 경기도의 사찰 일부를 관할하였다. 1824년(순조 24)에는 경성(鏡星) · 한영(漢映) · 승준(勝俊) 등이 세자각을 비롯하여 모든 당우들을 중수하였다.
일제강점기의 31본산시대에는 경성 일원을 관장하는 본산이 되었다. 당시의 가람으로는 대웅보전(大雄寶殿) · 대향각(大香閣) · 화엄경판전(華嚴經板殿) · 선원(禪院) · 영산전(靈山殿) · 심검당(尋劒堂) · 관응당 · 천왕전(天王殿) · 강선전(降仙殿) · 독성각(獨聖閣) 등이 있었다.
1939년 실화로 대웅전, 동서의 승당과 진여문, 만세루, 창고 등이 소실되었으며, 1941년 주지 도평(道平)이 대웅전과 동서의 양 승당을, 1942년 영산전 · 북극전(北極殿) · 만세루(萬歲樓) · 천왕문(天王門) 등을 새로 세웠다.
1943년 절의 서쪽에 있던 종남산(終南山) 명성암(明性庵)을 이곳으로 이건(移建)하였고, 1972년 동국역경원의 역장(譯場:경전번역소)이 이곳에 들어왔다. 1975년 진신사리 1과를 봉안한 삼층석탑과 석등을 조성하였으며, 1982년에 진여문과 대웅전을 중창하였다. 1996년에 미륵대불을 조성하였으며, 1997년 천왕문과 법왕루(法王樓)가 철거되고 새로운 건물이 들어섰다.
절에 소장되어 있는 국가지정문화유산으로는 1963년 보물로 지정된 봉은사 청동 은입사 향완이 있다. 이 향로에는 고려 충혜왕 5년 (1344)의 명문(銘文)이 있는 고려청동누은향로(高麗靑銅縷銀香爐)로, 일명 오동향로(烏銅香爐)라고도 한다. 사명당(四溟堂)이 쓰던 것으로, 동국대학교 박물관에 보관하고 있다.
‘대웅전(大雄殿)’ 편액은 추사김정희(金正喜)의 글씨이며, ‘판전(板殿)’ 편액은 김정희가 죽기 3일 전에 쓴 것이다. 절의 판전에는 『화엄경소』를 비롯한 많은 목판본이 보관되어 있는데 현재 총 16부 1,480매에 달한다.
소장된 경판은 다음과 같다.
『대방광불화엄경소초 大方廣佛華嚴經疏抄』:1856년( 철종 7)에 개간한 것인데 한문으로 되어 있으며, 총 3,133매로 결판(缺板)이 45매 89판이다.
『유마힐소설경직소 維摩詰所說經直疏』:125매로 한문으로 되어 있으며, 결판이 3매 있다. 간기에는 함풍(咸豐) 4년(1854) 강원도 철원군 보개산 성주장판(聖住藏板)으로 되어 있다.
『천로금강경 川老金剛經』:1869년(고종 6) 개판되었으며 한문으로 된 『금강반야바라밀경』으로, 모두 21판이나 1매의 결판이 있다.
『불설천지팔양신주경 佛說天地八陽神呪經』:한문으로 되어 있으나 한글로도 음석(音釋)되어 있다. 36매 72판의 완본으로서 의정(義淨)이 번역한 것을 경화(敬和)가 주석하였다. 서(序)와 발문 역시 경화가 적었으며, 간기에는 도광(道光) 19년(1839) 철원 보개산 석대암장판(石臺庵藏板)이라고 되어 있다.
『불설아미타경 佛說阿彌陀經』:1915년 개간본으로 한글로 되어 있으며, 8매 32판의 완본으로 추정된다.
『심경 心經』:한문으로 되어 있으며 4판이다.
『초발심자경문 初發心自警文』:9판으로 한문으로 되어 있으며, 결판으로는 〈발심 發心〉 1매가 있다.
『한산시 寒山詩』:51매로 한문으로 되어 있으며, 결판은 2매이다.
『불설천수천안관세음보살광대원만무애대비심다라니경 佛說千手千眼觀世音菩薩廣大圓滿無碍大悲心陀羅尼經』:한문 16매의 완본으로 간기에 함풍 7년(1857) 광주 수도산 봉은사장판으로 되어 있다.
『준제경 准提經』:한문으로 된 12매의 완본이다.
『육조법보단경 六祖法寶壇經』:한문으로 되어 있으며 19매로 결판이 다수 있다.
『고왕경 高王經』:1매로 한문으로 되어 있으며 결판은 다수이다.
『약사유리광여래본원공덕경 藥師瑠璃光如來本願功德經』:1528년(중종 23)에 개판하였다.
『대방광불화엄경보현행원품소 大方廣佛華嚴經普賢行願品疏』:1856년(철종 7)에 개판하였다.
『불설칠구지불모준제다라니병염송관행법 佛說七俱胝佛母准提陀羅尼竝念誦觀行法』:1587년(철종 8)에 개판하였다.
『지장보살본원경 地藏菩薩本願經』:1861년(철종 12)에 개판하였다.
봉은사 부속시설로 역경원(譯經院)이 설치되어 있으며 판전 서쪽의 명성암(明性庵)과 승방 등에서 대장경의 한글 번역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봉은사 일대 1만8000여 평이 사찰공원으로 조성되어 있다.
민간인 유료공원으로 개설허가가 나자 최초로 봉은사가 신청한 것인데, 이 계획에 의하면 1만8000여 평의 부지에 기존의 종교시설과 주민 휴식시설, 산책로 등을 조성하고 공원 내에 식수사업을 하여 도시 속의 녹지대로 만드는 것 등으로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