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원잡영 ()

목차
관련 정보
매천집 / 상원잡영
매천집 / 상원잡영
한문학
작품
1906년 황현(黃玹)이 지은 한시.
목차
정의
1906년 황현(黃玹)이 지은 한시.
내용

1906년 황현(黃玹)이 지은 한시. 정월 대보름의 여러 가지 풍속을 읊은 작품이다. ≪매천집 梅泉集≫ 권4에 수록되어 있다. 병오고(丙午稿)가 첫머리에 있는 것으로 보면 1906년 정초에 지은 것임을 알 수 있다.

<제오 祭烏>·<사우 飼牛>·<치롱 治聾>·<매서 賣暑>·<식풍간 植風竿>·<섬교 苫橋>·<소전 燒田>·<후월 候月>·<솔예 繂曳>·<파나 罷儺> 등 칠언고시 10편으로 이루어졌다.

<제오>는 정초에 까마귀에게 고수레하는 풍속을 읊은 것이다. 국가의 재앙을 물리친 새를 민간에서 흉조라 하고, 오히려 나라 훔친 놈은 벼슬하여 커다란 인(印)을 차고 다니는 현실을 슬퍼한 내용이다. <사우>는 소에게 먹이를 주어 먼저 먹는 것으로써 그 해의 풍흉을 점치는 풍습을 읊었다. 소가 흰밥·채소·목화씨 등을 한꺼번에 먹어 버려 쌀·채소·목화 농사가 풍년이 들 것이라는 기원을 담은 내용이다. <치롱>은 ‘귀밝이술’에 대한 것이다. 자기도 남들처럼 풍속을 따라 귀밝이술을 먹지만, 늙는 것을 어쩔 수 없다는 내용이다.

<매서>는 여름에 더위먹지 않으려고 더위를 파는 민속을 읊은 것이다. 서로 자기의 더위를 사라고 외칠 뿐, 만나는 사람이 없어 더위를 팔지 못하는 모습을 재미있게 묘사하였다. <식풍간>은 풍간을 만들어 세워 풍년을 기원하는 민속을 읊은 것이다. 짚으로 주저리를 만들어 세우는 광경을 읊고, 이어서 풍년들어 격양가를 읊기를 소망하는 내용을 담았다.

<섬교>는 섬(苫; 곡식 따위를 담기 위하여 짚으로 엮어 만든 열다섯 말들이 그릇)으로 다리를 놓아 새해의 신수를 점치는 풍속을 읊었다. 성북 쪽에 사는 늙은 할머니가 아들의 운수를 점치기 위하여 섬교를 만드는 것을 노래했다. <소전>은 논두렁에 불을 놓는 ‘쥐불놀이’ 에 대한 내용이다. 이날만은 불장난을 해도 어른들이 모른 척 꾸지람을 하지 않는다는 습속과 신나게 들판에서 쥐불을 놓는 풍경을 그렸다.

<후월>은 보름달을 맞이하며 풍속을 읊은 시이다. 보름달의 모양과 밝기 등을 가지고 그 해의 풍흉을 점치는 습속을 읊은 노래이다. 똑같은 달을 보고 사람들이 저마다 딴소리를 하는 것을 보고 그 해의 풍흉을 점치는 것은 부질없는 것임을 읊었다. <솔예>는 줄다리기에 대해 읊은 것이다. 술에 취하고 흥에 겨워서 사람들이 한덩어리가 되어 줄다리기 하는 풍속에 대해 여러 가지 모습을 읊었다. 그러나 호시탐탐 나라를 통째로 삼키려 기회를 보는 일제의 흉계에 눈뜨지 못함을 경계한 내용이다.

<파나>는 역귀를 쫓는 습속을 읊은 것이다. 나부끼는 깃발, 덩실덩실 추는 춤, 무시무시한 탈 등 푸닥거리의 분위기와 역귀가 쫓겨가는 모습, 굿판이 끝난 뒤의 고요함 등 그 광경을 세밀하고 사실적으로 그렸다.

<상원잡영>은 꺼져 가는 조국의 비운을 목도하며, 정월대보름날의 풍속을 읊은 작품이다. 나라의 장래를 걱정하는 시인의 예지가 드러나 있다. <제오>·<솔예>·<치롱> 등에 구체적으로 나타난 것과 같이 일제의 침략이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급박한 상황에서 전해오는 풍속을 되새김으로써, 조국에 대한 사랑과 일제에 대한 분노가 교착되어 있다. 애국시인의 시대인식과 우국정신을 엿볼 수 있는 시이다.

참고문헌

『매천집(梅泉集)』
「매천황현(梅泉黃玹)의 상원잡영」(정량완, 『이조후기 한문학의 재조명』 , 창작과 비평사, 1983)
관련 미디어 (3)
집필자
윤호진
    • 본 항목의 내용은 관계 분야 전문가의 추천을 거쳐 선정된 집필자의 학술적 견해로, 한국학중앙연구원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공공저작물로서 공공누리 제도에 따라 이용 가능합니다. 백과사전 내용 중 글을 인용하고자 할 때는 '[출처: 항목명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과 같이 출처 표기를 하여야 합니다.

    • 단, 미디어 자료는 자유 이용 가능한 자료에 개별적으로 공공누리 표시를 부착하고 있으므로, 이를 확인하신 후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미디어ID
    저작권
    촬영지
    주제어
    사진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