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법은 어느 특정한 시점을 기준하여 경과한 시간을 등시법으로 식별하고 시의 단위를 정하는 제도이다. 인류는 태양의 출몰, 달의 삭망과 같은 뚜렷한 주기 현상을 보이는 자연의 여러 현상에서 시를 파악했다. 시·분·초라는 시간 단위는 천체운동과 관계되는 단위다. 천문학적 시에서는 지구의 자전과 공전, 달의 공전이 변천의 대상이 된다. 물리학적 시에서는 원자가 흡수, 방출할 때 발생하는 복사전자파의 진동수가 변천의 대상이 된다. 천문학적인 시로는 자전시·역표시, 물리학적인 시로는 원자시가 있다. 천문학적인 시와 물리학적인 시 두 가지를 동시에 취한 협정 세계시와 표준시가 있다.
인류가 시가 무엇인지를 체득하게 된 과정은 자세히 알 수 없지만, 태양의 출몰이나 달의 삭망과 같이 뚜렷한 주기현상(週期現象)을 보이는 자연의 여러 현상에서 파악되었을 것이다.
실제로 쓰이고 있는 시는 자연현상의 변천을 표시하는 독립변수로 정의되고 있다. 천문학적 시에서는 지구의 자전과 공전, 달의 공전이 변천의 대상이 되고, 이들을 기술하는 기초법칙은 천체역학(天體力學)이 된다.
물리학적 시에서는 원자가 흡수, 방출할 때 발생하는 복사전자파(輻射電磁波)의 진동수가 변천의 대상이 되고, 양자역학(量子力學)이 기초가 된다.
그러나 천체운동이 시의 흐름을 뚜렷하게 알려 주는 특성을 지녔기 때문에 예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시 · 분(分) · 초(秒)라는 시간 단위는 모두 천체운동과 관계되는 단위가 된다.
시의 개념에는 시각(時刻, time epoch)과 시간(時間, time interval) 두 가지가 있다. 사람들 사이에 흔히 사용되고 있는 ‘시간’의 의미는 많은 경우 ‘시각’의 의미와 혼동된 것이다. 만일 시의 경과를 한 직선으로 표현한다면 시각은 직선상의 한 점이 되고, 시간은 직선상의 두 점 사이의 거리에 해당한다.
따라서 A · B 두 사건이 일어났을 때, 사건 A가 일어난 다음에 사건 B가 일어났다고 하면, 이 두 사건이 일어난 시각이 서로 다르게 되고, 두 사건 사이에 시간이 경과했다고 말해야 한다. 일상용어로 ‘때’라는 말을 쓰는데, 이것은 시각의 개념이고, ‘짬’이라는 말은 시간의 개념이 된다.
시에서는 어느 한 시점을 기점으로 하여 이후의 시간을 +로, 이전을 -로 표시한다. 예컨대, 서기 1년의 전년은 서기 0년인 동시에 서기전 1년을 의미하도록 규정되었으므로, 서력기원후 2000년은 서기 +2000년이고, 서기전 2000년은 서기 -1999년이 되는 것이다.
천문학적인 시로는 자전시(自轉時) · 역표시(曆表時)가 있고, 물리학적인 시로는 원자시(原子時)가 있으며, 천문학적인 시와 물리학적인 시 두 가지를 동시에 취한 협정 세계시(協定世界時)가 있다. 그 밖에도 표준시(標準時)가 있다.
지구의 자전에 근거를 둔 시법(時法)으로, 항성시(恒星時)와 태양시(太陽時)를 말한다. 춘분점을 기준으로 자오선에 대하여 측정한 시시각각의 지구자전의 위치각을 ‘항성시’라 한다. 여기에서 항성시는 지방 항성시(地方恒星時)를 말하는데, 경도를 가감하면 그리니치 항성시로 환산된다.
천문관측에서 결정되는 것은 진춘분점(眞春分點)으로 정의되는 시항성시(視恒星時)인데, 이것에서 춘분점 적도(赤道)상의 장동(章動)을 빼낸 평균 춘분점을 계산하고, 이에 대응하는 평균 항성시가 실제로 사용된다.
그런데 춘분점이 서쪽으로 옮겨지는 세차운동(歲差運動) 때문에 평균항성일은 지구의 대항성(對恒星) 자전주기보다도 짧아지고, 그 비(比)는 0.9999999029가 된다. 태양에 대한 지구자전의 위치각을 보여주는 것이 태양시인데, 겉보기 태양의 시간각(時間角)에 12시를 더한 것을 시태양시(視太陽時)라 한다.
태양의 황도(黃道)상의 운동은 등속이 아니고 황도가 적도에 대하여 경사되어 있으므로 지구에서 보았을 때 시간각이 균일하게 증가하지는 않는다. 즉, 시태양시라는 시각은 균일하게 경과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이 시태양시를 1년간 평균한 평균 태양시를 구하게 된다.
태양 · 달 · 행성의 위치는 천체역학에 의한 운동이론에 근거를 두고 계산된다. 이 운동을 나타낼 때 쓰이는 시는 이상적으로 변함이 없는 것으로 생각하였고, 그 한결같이 변함이 없는 시를 ‘역표시’라 한다.
1900년 초에 태양의 기하학적 평균황경(平均黃經)이 279°41′48.04″로 된 순간을 역표시의 1900년 1월 10일 12시로 정하고, 또 그때의 태양의 운동으로 계산된 태양년의 길이를 3155만 6925.9747초라고 정함으로써 초의 길이가 정의된다.
원자가 흡수, 방출될 때 나타나는 고유 전자파의 진동수는 일정하다. 진동수란 1초간 파(波)의 수라는 뜻이므로, 파수(波數)를 세면 1초의 길이가 구해진다. 실제로 실험된 것은 암모니아 · 세슘 · 수소 · 탈륨 · 루비듐으로, 이 가운데 세슘원자가 현재 실용화되어 있다.
원자량 133인 세슘원자가 기저상태(基底狀態)에서 두 개의 초미세구조(超徵細構造) 사이로 옮겨짐으로써 복사파가 발생되고, 이 복사파의 진동수로써 역표시(曆表示)를 하게 된다. 이에 따라 1초 동안 보이는 진동수 91억9263만1770Hz라는 값이 국제적으로 공인되어 1967년 국제도량형총회에서는 이만한 진동수가 1초를 정해 준다고 하였다.
이 원자초는 단순히 시간상의 초를 규정한 것에 지나지 않지만, 1958년 1월 1일 0시에 세계시가 발족됨과 동시에 발족한 것으로, 이후 그 초를 연속 적산(積算)함으로써 학술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초의 길이는 원자초를 그대로 사용하면서도 시각으로서는 될 수 있는 대로 평균태양시에서 멀어지지 않도록 연구된 것이며, 현재 세계 각국에서는 이것을 표준시로 쓰고 있다.
원자초의 길이는 평균태양시의 초의 길이보다 현재로서는 약간 짧으며, 그 때문에 원자초를 적산해서 만든 원자시의 시각은 평균태양시보다 항상 앞서간다.
이 두 종류의 시각 차이가 어느 한도(현재 대략 0.9초를 채택함)를 넘게 되면 원자시에 ‘윤초(閏秒)’라 하여 1초를 더하게 된다. 이렇게 함으로써 항상 원자시가 평균태양시에서 벌어지지 않게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윤초를 더하게 되는 시기는 원칙적으로 표준시의 1월 1일 혹은 7월 1일 오전 8시 59분이지만, 평균태양시의 변동은 예측할 수 없으므로, 경우에 따라서는 1월 · 7월 이외의 다른 달 1일에 둘 수도 있다. 이 결정은 파리에 있는 국제보시국(國際報時局)에서 하게 되며, 각국은 그에 따라 일제히 실시하도록 되어 있다.
평균태양이 남중(南中)하는 시각이 그 지방평균시의 정오(正午)이다. 그러므로 지표상에서 경도가 같은 지방은 지방평균시도 같고, 경도가 다르면 지방평균시도 달라진다. 그 시각 차이는 경도 15° 간격으로 60분이 된다.
그러나 경도가 약간 다를지라도 정치 · 문화 · 교통 · 산업 · 경제 등의 활동을 하기에 편하도록 적당한 범위의 지역에 걸쳐서 표준시를 설정하게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동경 135°의 지방평균시를 표준시로 쓰고 있으므로 우리의 표준자오선(標準子午線)은 동경 135°의 경선이다. 이 표준시는 그리니치의 상용시(常用時), 즉 세계시보다 9시간 빠르다. 그런데 서울은 동경 127°의 위치에 있으므로 우리나라의 표준시는 서울의 지방평균시보다 32분 늦다.
옛날에는 국제적인 협조 없이 나라 또는 민족에 따라 독자적인 시를 사용하였을 것이다. 그러다가 1884년에 국제적으로 의논하여 경도 15°마다 1시간의 차이를 두어 표준시를 정하기로 하였다. 이러한 분할은 국토의 모습이나 정치적 형편 등으로 함축성이 있게 하였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세계시에 30분의 차이를 두고 표준시를 쓰기도 한다.
국토가 동서로 넓게 퍼져 있는 경우에는 여러 개의 표준시가 쓰이게 된다. 예컨대, 미국에서는 대륙 동부에서 서쪽의 하와이에 이르기까지 6개의 표준시가 쓰이는데, 세계시보다 각각 5 · 6 · 7 · 8 · 9 · 10 · 11시간씩 늦게 된다.
하와이 서쪽에는 세계시보다 12시간 늦으면서 동시에 세계시보다 12시간 빠른 곳이 있다. 이곳은 경도 180°의 위치로, 이 경선은 태평양을 남북으로 뻗어 육지나 섬을 통과하는 일이 거의 없으므로 날짜변경선은 이 경선에 따르기로 하였다.
한 지방에서의 표준자오선이 달라지면 상용시도 달라진다. 이 표준자오선의 제정은 국제정세와 국내 형편에 따라 변경되기도 하는데, 과거 오랜 세월에 걸쳐 중국과 국교가 빈번했던 우리나라의 표준시도 자연히 중국, 특히 연경(燕京, 北京)의 것에 따랐다.
후에 중국보다 1시간 늦춰서 일본의 시간과 일치시켜 쓰다가, 광복 후 1954년 3월 21일 대통령령에 의하여 127°30′E.경선을 표준자오선으로 공포하였다.
당시 우리나라의 표준시는 그리니치 표준시에 30분이 덧붙여져서 세계시로의 환산이 불편할 뿐만 아니라 서울 · 동경 · 오키나와를 빈번히 왕래하는 미군과 일반 여객으로서는 시간 계산이 매우 번거로웠다. 따라서 1961년 8월에는 법률로 135°E.의 경선을 표준자오선으로 정한다고 공포하여 현재에 이르렀다.
이와 같이 표준자오선을 확정했지만 실생활에서의 도움을 고려하게 되어 1948∼1951년, 1955년~1960년의 10년간 여름시간과 1987년과 1988년의 2년간 여름시간을 1시간씩 앞당겨서 일상생활에 쓴 일도 있다.
이러한 시간을 일광절약시간(日光節約時間) 혹은 서머타임(summer time)이라고 부르는데, 이 제도를 취하면 일 년 중 출근시간이나 수업시간을 변경하지 않아도 좋지만 시간 자체를 자주 바꾸게 되는 불편함이 있다.
연 · 월 · 일은 비교적 긴 시간을 나타내기 위해서 쓰는 시간 단위로서 태양 · 지구 · 달의 상호운동에 의하여 나타나는 현상으로 표시할 수 있다. 그리고 장시간(長時間)을 나타내는 방법에는 태양년과의 보정방법에 따라 율리우스력 · 그레고리력 · 베셀력 등이 있다.
춘분점을 기준으로 하는 지구의 공전주기가 1태양년이 되는데, 동지(冬至)부터 그 다음 동지까지, 혹은 춘분부터 그 다음 춘분까지의 길이를 말한다. 이 주기만이 4계절과 일치되는데, 그 길이는 1900.0년의 값이 365.24219879…… 일이다.
현재 1태양년의 길이는 1900년을 기준으로 하고, T의 단위를 100년으로 하여 365.24219878-6.14×10-6T일이 된다. 이로써 근년의 1년 길이는 평균 365일 5시간 48분 45초인데, 이 평균치는 매년 조금씩 달라져 5, 6초 정도의 변동이 생긴다.
관측기구와 계산기술이 발달된 현재로서는 1태양년 · 1항성년 · 1삭망월 등의 길이가 정밀히 측정되기에 이르렀다. 역(曆)에서는 1일을 단위로 끊어서 쓰므로 역년(曆年)은 1일의 정수배라야 한다.
그런데 1년을 365일로 정한다면 나머지인 소수점 이하의 시간이 남게 되어 오랜 후에는 역일(曆日)과 계절이 매우 어긋나게 되므로 간간이 윤일(閏日)을 두어서 1역년의 평균길이를 태양년에 가깝게 할 필요가 있다.
기원전 46년 1월 1일부터 1582년 10월 4일까지 쓰였던 율리우스력은 태양력의 전신으로 매 4년마다 윤일 1일씩을 두어서 썼는데, 이 역에서의 1역년은 평균 365.25일이 되므로 실제의 1태양년보다 0.0078일이 길다. 이 차이는 누적되어 128년에 1일의 차이를 이룬다.
실제로 325년 니케아종교회의가 개최되는 해에는 춘분이 3월 22일이었는데 1582년 로마교황 그레고리우스 13세(Gregorius XIII) 때는 춘분날이 3월 11일로 되어 계절과 역일 사이가 어긋나게 되었다.
따라서 율리우스력의 역년이 태양년과 차이가 비교적 크다 하여 400역년 동안에 윤일을 97일 두는 방법이 고안됨으로써 그레고리우스 13세는 1582년 10월 4일(목요일) 다음날을 10월 15일(금요일)로 하고 새 역법을 채택하였다. 이로써 1역년의 평균길이는 365.2425일로 되어 실제의 태양년 길이에 많이 접근하였다. 이 역법이 그레고리역법이다.
평균 1년을 365.25일로 하는 율리우스년은 현재에도 연대학(年代學)과 위치천문학 등의 분야에서 쓰이고 있다. 또 하나의 연 단위로 천체운동의 계산에 있는 베셀년이 있다. 그 1년의 길이는 태양년에 극히 가까운 365.2422일로 정하였고, 시평균태양(視平均太陽)의 적경이 18시 40분, 즉 280°로 되는 순간을 회귀년의 시작으로 하였다.
이 순간은 역년의 연초에 극히 가깝다. 역에서의 음력 한 달은 달의 삭망주기에 기반을 둔 시간적 길이지만, 삭망주기도 평균 29일 12시 44분 02.9초나 되어 매우 복잡하다. 장시간에 걸쳐 누적된 일수를 정확하게 나타내려면 기원전 4713년 1월 1일 그리니치 정오로부터 세어 나간 일수를 사용한다. 이것을 ‘율리우스통일(通日)’이라고 부른다.
율리우스통일이 방대한 수치라는 점은 있지만, 개력(改曆)에서 날짜의 가감이나 윤일의 유무를 고려해 넣을 필요 없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임의의 베셀년(BY) 초의 율리우스일(JD)은 다음 식에 따른다. JD=2433282.423+365.2422(BY-1950.0)
하루 동안의 시간을 세분하는 제도를 시제(時制)라고 말하며, 여기에는 부정시법(不定時法)과 평균시법(平均時法) 등이 있다.
옛날에는 대부분의 민족이 밤과 낮을 따로 세분해서 시를 세어 나갔다. 즉, 여름에는 낮이 밤보다 길고, 겨울에는 밤이 낮보다 길므로 낮의 한 시간과 밤의 한 시간은 계절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 이러한 구분법을 부정시법이라 하여 이집트 · 유다 · 로마 등 여러 민족이 은연 중 채택하였다.
중국을 비롯한 동양에서도 부정시법을 사용했는데, 경점법(更點法)이라 하여 계절에 관계없이 밤시간에만 적용하였다.
동일한 경점이라 해도 계절에 따라 달라지게 되는데, 『신법누주통의(新法漏籌通義)』에 따르면 1경 1점이라는 시각은 동지초후(冬至初候)에는 유정(酉正) 2각 12분이지만, 하지초후(夏至初候)에는 해초(亥初: 오후 9시경) 1각 3분이 되어 그 차이는 현 시제의 3시간 30분이나 된다.
수시력(授時曆)에 따른 경점법에서는 일출 전과 일몰 후의 각 36분을 뺀 나머지 밤시간을 5등분하여 1경부터 5경까지 이름을 붙이고, 각 경을 다시 5등분하여 1점부터 5점까지 이름을 붙였다. 이리하여 야반(夜半)은 3경 3점∼3경 4점에 있게 된다.
이들 다섯 개의 경을 5야(五夜)라고 하여 갑야(甲夜) · 을야(乙夜) · 병야(丙夜) · 정야(丁夜) · 무야(戊夜)가 각각 1경 · 2경 · 3경 · 4경 · 5경이 된다.
낮시간에 대해서는 경점법과 같이 뚜렷한 부정시법은 없지만, 효(曉) · 신(晨) · 명(明) · 조(朝) · 우(禺) · 중(中) · 포(晡) · 석(夕) · 혼(昏) 등의 이름을 쓰는 일이 있었다.
현행 시법인 24시간제처럼 중국을 비롯한 동양의 여러 나라에서는 12지시법(十二支時法) 또는 24반지시법(二十四半支時法)이 쓰였다(〈표〉 참조).
24반지시법 | 현행시법 |
---|---|
子正 | 오전 0시 |
丑初 | 오전 1시 |
丑正 | 오전 2시 |
寅初 | 오전 3시 |
寅正 | 오전 4시 |
卯初 | 오전 5시 |
卯正 | 오전 6시 |
辰初 | 오전 7시 |
辰正 | 오전 8시 |
巳初 | 오전 9시 |
巳正 | 오전 10시 |
牛初 | 오전 11시 |
牛正 | 오후 0시 |
未初 | 오후 1시 |
未正 | 오후 2시 |
申初 | 오후 3시 |
申正 | 오후 4시 |
酉初 | 오후 5시 |
酉正 | 오후 6시 |
戌初 | 오후 7시 |
戌正 | 오후 8시 |
亥初 | 오후 9시 |
亥正 | 오후 10시 |
子初 | 오후 11시 |
〈표〉 24반지시법과 현행시법 |
12지시법은 자시(子時) · 축시(丑時) 등을 말하는 것이고, 24반지시법은 자시를 자초(子初)와 자정(子正)으로 양분하듯 모든 12지시를 양분하여 쓰는 제도이다. 24반지시법에 따르면, 1일의 기점은 자초(子初)이고 낮시간의 중앙은 오정(午正)이 되어 오정 이후 12반지시 동안이 오후, 자초 이후 12반지시 동안이 오전이다.
고려시대에서 조선시대 초기까지 쓰였던 선명력(宣明曆)에서는 1일을 100각(刻), 1각을 84분(分)으로 정하였고, 『칠정산내편(七政算內篇)』에 의하면 세종시대의 역은 수시력에 따라 1일을 100각, 1각을 100분으로 정하여 썼다. 중국 고대에서는 1일을 120각 또는 108각으로 정하여 쓴 일도 있었다.
서양 역법에 따른 시헌역법(時憲曆法)에서는 1일을 24시 또는 96각이라 했으므로, 1시는 4각이 되고, 1각은 15분이 된다. 이에 1시간의 처음 15분간은 초각(初刻), 다음 15분간은 1각으로 하여 초각 · 1각 · 2각 · 3각의 4각으로 구분하였다. 예컨대, 술초(戌初) 초각(初刻) 12분은 오후 7시 12분이고, 자정 1각 6분은 밤 0시21분이 된다.
우리의 생활은 1태양일을 주기로 되풀이하는 것이므로 모든 시계가 이 주기에 따르도록 꾸며져야 한다. 태양의 일주운동(日周運動)은 밤낮의 교체에 부합되는 주기를 이루는데, 이 1주야가 1태양일이다.
이 주기는 태양이 천구(天球)상의 자오선을 떠나 서쪽으로 운행하여 천구를 일주한 후 다시 자오선에 도달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다.
그러나 1태양일이라는 시간 길이는 계절에 따라 변동되는 것이고 일정한 것은 아니다. 그 이유는, ① 태양이 천구의 적도상을 운행하지 않고 황도상을 운행한다는 점이고, ② 태양의 운행이 1월 초순의 근일점에서는 빠르고 7월 초순의 원일점에서는 느리다는 점이다.
태양이 적도와 23°27′ 경사되어 있는 황도상을 운행하므로 태양의 이동 속도를 적도상에 투영하면 1일의 길이가 춘추분경에는 짧아지고, 동 · 하지경에는 길어지게 된다.
그리고 지구가 태양을 중심에 둔 원궤도를 그리면서 공전한다면 태양의 황도상의 운행은 같은 속도일 테지만 지구가 타원궤도로 공전하기 때문에 케플러의 제2법칙에 따라 태양운행 속도가 계절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
시태양일은 1년 중 각 시기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정확한 시각을 정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황도를 따라 움직이는 태양 대신에 적도를 일정한 속도로 움직이는 가상의 평균태양(平均太陽)을 고려하게 된다. 이 평균태양이 남중하여 다음날 남중할 때까지의 시간 길이를 1평균태양일로 정하고, 이것이 우리가 보통 쓰고 있는 하루가 된다.
이 평균태양의 시간각이 그때의 평균태양시가 되고 평균태양의 자오선 경과, 즉 남중한 때를 정오라고 말하여 진태양의 남중, 즉 일남중(日南中)과 구별한다. 평균태양과 진태양은 일반적으로 같은 적경(赤經)상에 있지 않아 서로 때에 따라 앞서거나 뒤서거나 한다.
이런 이유로 발생되는 진태양의 시간각과 평균태양의 시간각의 차이를 균시차(均時差)라고 한다. 균시차는 시일이 지날수록 아주 작게 달라지지만 대체로 [그림 2]와 같이 균시차곡선을 이루게 된다. 균시차가 생기는 원인에도 태양일의 장단이 생기는 경우와 마찬가지로 두 가지가 있다.
① 적도에 대한 황도경사 때문에 진태양과 평균태양의 위치가 같은 춘분 · 추분 · 하지 · 동지의 각 분지점에서는 시차가 0이 되지만 다른 점에서는 시차를 나타내게 된다.
② 지구의 타원운동으로 태양의 근일점과 원일점 이외에서는 균시차가 생기게 된다. 이 두 가지 원인이 혼합되어 2월 중순과 7월 말에 균시차는 극소가 되고, 5월 중순과 11월 상순에 극대가 된다.
진태양시를 유일하게 보여줄 수 있는 해시계를 통하여 진태양시를 읽은 뒤, 이것에 관측치와 표준자오선과의 경도 차이에 해당되는 시간을 더하고 그 날의 균시차를 감하면 표준시(평균태양시)를 얻게 된다.
예컨대, 서울(동경 127°30′)에서 4월 1일에 해시계가 오전 10시 00분을 가리켰다면, 표준자오선과의 경도 차이에 따른 시차 30분을 더하고 균시차 5분을 감하면 평균태양시는 10시 25분이 된다.
해시계에 의한 낮시간 측정보다 정밀한 시간을 측정하려면 항성의 일주운동주기를 이용해야 한다. 이것은 항성에 대한 지구의 자전주기로 1자전주기는 1항성일이 된다.
우리가 일상생활에 쓰고 있는 평균태양일은 평균태양의 일주운동주기로 365.2422평균태양일=366.2422항성일, 혹은 1항성일=23시 56분 41초 평균태양시라는 계산을 이용하여 항성시를 정밀하게 측정하면 평균태양시를 측정하는 셈이 된다.
항성의 천구상의 위치는 적경과 적위(赤緯)로써 나타낸다. 적경은 각도 대신에 시(h) · 분(m) · 초(s)로 말하며, 이 적경의 값은 하늘의 춘분점을 기점으로 한다. 그러므로 춘분점이 남중할 때는 그 지방의 항성시는 {{%270}}{{%271}}{{%272}}가 된다.
또, 견우성의 위치는 적경이 {{%273}}{{%274}}{{%275}}이므로 이 별이 자오선을 통과하는 시각도 항성시 {{%273}}{{%274}}{{%275}}로 된다. 이 값은 항성시와 평균태양시의 관계 계산에 의해 평균태양시의 19시 51분 33.2초에 해당된다.
그런데 천구상의 춘분점에 항성이 있는 것은 아니므로 춘분점의 자오선 통과를 직접 측정할 수는 없다. 이 때문에 시성(時星, time star)이라 하여 이미 300여 개 항성의 적경을 각각 수백 번씩 정밀하게 측정해 놓았고, 자오의(子午儀) 또는 사진천정통(寫眞天頂筒, PZT)을 써서 시성의 자오선 통과 시각을 관측하여 그곳의 항성시를 얻어낸다.
최근에는 세슘시계와 같은 정밀시계가 개발되었으므로 천체관측에 의해 시를 측정한다는 것은 특별한 비교검토를 요하지 않는 한 그다지 큰 비중을 두지 않게 되었다.
시각 또는 시간을 측정하는 장치를 일반적으로 시계(時計)라고 한다. 예로부터 시(時)의 경과는 자연현상의 변화를 보고 알게 되었으므로, 이들 변화를 측정할 수 있는 장치가 시계라고 볼 수 있다.
고대에는 그릇 속의 모래나 물이 유입, 유출되는 양을 측정하거나 태양에 의한 그림자 길이를 측정함으로써 시간을 정량화하였다.
① 모래시계: 일명 사루(沙漏)라고도 불리는 모래시계는 용기 속의 모래가 흘러내리는 양에 의해 시간을 측정하는 장치로, 모래가 용기 아래칸으로 흘러내리는 속도는 용기 속에 있는 모래의 양에 관계없이 일정하다는 성질을 이용한 것이다.
용기는 중앙이 잘록하고 긴 표주박 모양으로 되어 있으며, 그 잘록한 목에는 모래가 흐를 수 있도록 구멍이 뚫려 있다. 이 구멍을 통하여 위칸의 모래가 아래칸으로 전부 흘러내리는 시간을 하나의 단위로 정하였다.
② 물시계: 물이 흘러나온 양으로 시간을 측정하도록 되어 있는 물시계는 누각(漏刻) · 수루(水漏) · 경루(更漏) 등 여러 가지 말로 불린다.
신라시대의 누각전(漏刻典)은 물시계로 시각을 측정하는 일을 맡아보는 관청이었고, 조선시대의 보루각(報漏閣)은 자격루(自擊漏)라는 물시계를 두고 시보(時報)를 하는 관청으로 옛날부터 물시계는 활발히 사용되었다.
물시계의 원리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파수호(播水壺)에 물을 가득 채워 두고 항상 수압이 일정하도록 유지하여 이 물을 흘려보낸다.
수수통(受水筒)은 파수호에서 흘러나온 물을 받는 용기인데, 이 속에 부구(浮龜)를 띄우고 부구의 등에는 구멍을 뚫어 두어 자막대를 꽂는다. 수수통 내 물의 수량이 많아질수록 부구가 떠오르게 되고 이에 따른 자막대의 눈금을 읽어서 시간을 알게 된다.
③ 해시계: 일구(日晷)라고도 부르는 해시계는 햇볕에서 물체가 나타내는 그림자로 시간을 측정하는 장치로, 그림자를 만드는 바늘은 보통 천구 북극을 향하게 한다.
그림자를 받는 평면이 적도면과 일치하면 적도해시계[赤道日晷], 수평면과 일치하면 지평해시계[地平日晷], 연직(鉛直) 벽면과 일치하면 벽해시계[壁日晷] 또는 입구(立晷), 수평면이 오목한 구면(球面)이면 오목해시계 또는 앙부일구(仰釜日晷)라고 부른다. 해시계는 모두 진태양시를 알려 주는 좋은 시계이다.
④ 규표(圭表): 옛날에는 1년의 길이를 구하기 위하여 규표라고 하는 간단한 장치를 썼다. 규표는 수평한 땅바닥에 곧은 막대를 연직으로 꽂아 놓은 장치인데, 해가 남중할 때의 막대그림자의 길이는 1년 중 동짓날 가장 짧고, 하짓날 가장 길게 나타난다.
『원사(元史)』를 비롯하여 『주비산경(周髀算經)』 · 『송서(宋書)』 · 『수서(隋書)』 등 여러 문헌에는 실측한 기록이 많이 기재되어 있다. 예를 들면, 『원사』 수시력의(授時曆儀)에는 ‘11월 14일 기해(己亥) 영장(影長) 79.4855척(尺), 21일 병오(丙午) 영장 79.5410척, 22일 정미(丁未) 영장 79.4550척’이라고 적혀 있다.
이것으로 동지 일시를 구하고자 하였는데, 이들 영장은 태양이 남중 때의 것이므로 영장이 가장 짧다 하여 그날 정오가 동지 입기시각(冬至入氣時刻)이 되는 것은 아니다.
예컨대, 동지 입기시각이 어느 날 저녁 8시일 때는 영장을 얻을 수 없고, 막대의 그림자가 측정되는 낮이라 해도 임의 시각의 영장이 동지 일시를 결정하기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앞의 기록에서 보면 실측치가 유효숫자 여섯 자리나 되어 매우 정밀하다는 것과, 11월 14일의 측정치가 같은 달 21일과 22일의 측정치 사잇값을 보이고, 3회의 측정 중 2회는 1일차를 두어서 측정했다는 점이 의미 있는 일로, 3가지 측정치로써 동지 일시를 구하게 된다.
동지에 가까워진 역일 a일의 일남중 때의 영장을 p, 동지를 지난 후 b일의 영장을 q, 그 다음날인 c일의 영장을 r이라 하되, q>p>r인 것을 택하여 동지 일시를 구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 그림 3]에서 b일과 c일 사이의 1일간에서 영장이 r이 되는 일시를 x라 하면, c-b=1임을 고려하여, {{T11895_00.gif}}로 되고, 동지 일시 {{T11895_01.gif}}로 주어진다. 이들 문자에 앞의 숫자를 넣으면 동지 일시 d는 17.8227일, 즉 11월 17일 19시 45분이 된다. 이로써 규표는 동지 일시를 구하는 기구역할을 한다.
이 밖에 규표는 황도경사 관측지의 위도 · 방위 등을 측정할 수 있는 간편한 기구이기도 하다.
⑤ 적도해시계: 평면시반(平面時盤)의 중앙에 영침(影針)을 수직으로 꽂고 이 시반을 천구 적도면에 일치시켜서 영침을 천구 북극으로 향하게 만든 해시계이다. 시반 위의 시각선(時刻線)은 영침의 뿌리에서 방사선 모양으로 같은 간격으로 그려져 있다.
태양은 영침을 축으로 하여 일주운동을 하므로 영침의 그림자는 같은 각도의 속도로 서에서 동으로 서서히 이동한다.
국립 경주박물관에는 화강암에 새긴 적도해시계가 있는데, 이는 적도자오선(남북선)과 영침의 그림자가 만드는 각(角)의 크기로 시간각을 알아내게 되어 있다. 이 각은 1년 중 같은 진태양시에는 언제나 같은 각을 이룬다는 장점이 있다.
⑥ 지평해시계: 국립 경주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적도해시계처럼 각으로 진태양시를 알려 준다. 그러나 세종대왕기념관에 소장된 두 개의 지평일구는 돌로 되어 있는 시반에 삼각영판(三角影板)을 세워 두고 그 빗변의 그림자 길이를 알아볼 수 있는 양지곡선(陽地曲線)이 그려져 있어 계절을 알아볼 수 있도록 되어 있다.
⑦ 벽해시계: 남향 벽면을 시반으로 하는 해시계로, 시반이 서 있다는 뜻으로 입구(立晷)라고 한다. 이것도 지평일구처럼 삼각영판을 자오면에 일치되게 세우고 그 빗변은 천구 북극을 향하게 한다.
시각은 이 빗변이 만드는 그림자의 기울기에 의해 결정되며, 그 기울기는 지평해시계와 같이 어느 계절에나 같은 시각(진태양시)에서는 항상 같다.
벽해시계는 운동경기장 · 공원 · 대로(大路)에서 남향의 높은 벽면을 시반으로 이용하면 많은 사람들이 멀리서도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벽해시계에도 양지곡선이 그려지기 때문에 계절도 알게 해주지만, 대개의 경우에는 단순히 시각만 알리는 것으로도 실용적이다.
⑧ 앙부일구: 시반이 오목한 반구면으로 모양이 솥을 젖혀 놓은 것 같다 하여 앙부(仰釜)라는 말을 썼다. 시반은 천구의 아래쪽 절반을 나타내게 되고, 실제의 하늘이 천구의 위쪽 절반을 나타낸다. 그러므로 영침의 그림자가 시반에 나타난다는 것은 상공에서의 태양 운행을 반영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오목해시계에서는 그림자를 만들기 위해 삼각영판을 쓰지 않고 대신에 영침을 오목한 구면에 있는 일구 남극에 꽂아 둔다. 이 영침은 천구 북극을 향하고 그 끝은 구심(球心)에 오도록 꾸며졌다.
구면상에는 시각선이 경선(經線)을 이루는데, 이들 시각선은 모두 일구 남극에서 만나게 되는 대원(大圓)들이다. 이들 경선에는 직교하는 13개의 절후선(節候線)이 그려져 있고, 이들은 영침과 수직으로 만나는 소원(小圓)의 둘레에 해당한다.
이 앙부일구는 지평해시계나 벽해시계와는 달리 절후선이 한 구면상에 수록된다는 점이 좋다.
과학기술이 발달되면서 오랜 세월 동안 진자시계(振子時計)가 활용되었다. 수정시계(水晶時計)가 발명되어 정밀한 시각을 알려 주게 되었고, 오늘날에 와서는 원자시계(原子時計)가 나타나 정확하고 값싼 시계를 얻을 수 있게 되었다.
① 진자시계: 1583년경 갈릴레이(Galilei, G.)는 진자의 진동주기가 진폭에 관계없이 일정함을 발견하였고, 그 뒤 1656년에 호이겐스(Huygens,C.)는 진자시계를 발명하기에 이르렀다. 그 후 무수한 개량이 이루어져 1900∼1925년 사이에 진자시계는 상당히 정밀한 단계에 이르렀다. 가장 좋은 진자시계는 하루에 약 0.001초 이내의 오차를 낼 뿐이다.
시계의 진자로 추(錐)를 매다는 대신 유사(작은 시계의 초침을 움직이게 하는, 나선 모양의 가느다란 부속품)와 관성바퀴로 만든 회전진자의 진동주기를 이용한 것도 있다. 이것은 진동주기가 관성바퀴의 회전 진폭에 관계없이 대체로 일정하다는 성질을 이용한 것이다.
이들 진자의 원동력은 주로 태엽의 탄력과 추에 작용하는 중력으로 공급된다. 진자시계는 괘종시계 · 책상시계 · 호중시계 · 손목시계 등으로 사용된다.
② 전기시계: 시침을 움직이는 원동력을 전력으로 공급하는 시계이다. 초기에는 건전지를 쓰는 경우가 많았는데, 현대에는 전등선을 이용하고 있다. 시계 속에 동기전동기(同期電動機)를 장치한 동기식 전기시계를 비롯하여 여러 가지 구조를 한 전기시계가 있다.
③ 수정시계: 수정발진기(水晶發振器)를 이용하여 만든 시계이다. 수정발진기의 발진 주파수가 매우 안정된 성질을 이용한 것으로, 1930년대부터 시계 제작에 쓰였다. 수정발진기의 주파수는 10만Hz 이상 수백만Hz의 고주파이므로 이 주파수를 점차로 내려 1,000Hz 이하로 하여 동기전동기에 걸어서 바늘을 움직인다.
시계의 정밀도를 일차(日差)라는 말로 나타내는데, 이것은 하루 동안에 몇 초 빠르냐, 더디냐 하는 수치를 말하는 것이다. 시계 한 개의 일차를 오랜 시간에 걸쳐 측정하면 꽤 많이 변동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기계시계와 수정시계의 일차는 1초가 경계가 된다. 즉, 평균적으로 기계시계의 일차는 작아도 1초 이상이고, 수정시계는 커도 1초 이하이다.
실제로 수정시계에서는 일차가 작으므로 대개 월차(月差) 또는 연차(年差) 몇 초라는 말을 쓴다. 현재 수정시계의 연차는 최대 0.02초이다.
④ 원자시계: 마이크로파의 범위에 있는 스펙트럼선의 주파수를 기준으로 하는 시계이다. 최초의 원자시계는 암모니아 분자의 23.870MC 스펙트럼을 이용한 것이었는데, 1967년 파리에서 열린 도량형총회에서 세슘원자시계에 기초를 둔 초(秒)를 국제표준으로 채택하였다.
즉, 세슘의 91억 9263만 1770사이클 · 초의 스펙트럼선을 이용했는데 정확도가 아주 좋아서 만일 두 개의 세슘시계를 동시에 동작(動作)시키면 3,000년 동안 1초 이내의 차이를 보일 정도이다.
인류는 오래 전부터 생활의 편이와 행정적인 통제를 위하여 시를 이용했고, 이를 위해서 나라에서는 정확한 시각을 백성들에게 알려 주기도 하였다. 이렇듯 정확한 시각을 특수기관이나 일반 대중에게 알리는 작업을 시보(時報)라 한다.
전파가 이용되지 못했던 옛날에는 종 · 북 · 징을 치거나 포를 쏘아서 그 소리를 듣고 시각을 알게 하였다. 신라 혜공왕 때는 구리 12만 근을 들여 신혼대종(晨昏大鐘)을 만들어서 저녁과 새벽의 시간을 알렸고, 조선 태조 때도 큰 종을 만들어서 시각을 알리는 데 썼다고 기록되어 있다.
1469년(예종 1)에는 북과 징을 쳐서 밤시각을 알리는 시보법이 확정되었는데, 북은 경수(更數)대로, 징은 점수(點數)대로 쳤다. 예컨대, 2경 1점에는 북을 두 번, 징을 한 번 치기를 5회 반복하였다.
또, 1경 3점을 인정(人定)이라 하여 야간통행금지 시각을 알리고, 5경 3점을 파루(罷漏, 바라)라 하여 통금해제 시각을 알리기 위해서 종 · 북 · 징의 3종류를 썼는데, 경점수(更點數)대로 북과 종을 치는 것 외에 인정 때는 28수(宿)라는 뜻에서 큰 종을 28회 치고, 파루 때는 33천(天)이라는 뜻에서 큰 종을 33회 쳐서 울렸다.
북과 징은 인정 이전과 파루 이후에는 치지 않고 인정부터 파루까지만 시를 알려 주어 이 시간 동안에 북은 295회, 징은 303회 쳐주었다.
조선시대 후기의 시보법은 금루관(禁漏官)이 누각(漏閣)을 관장하여 경점을 알리면 경점군사(更點軍士)가 시각을 종루(鐘樓)에 전달하고, 종각군사(鐘閣軍士)는 그에 따라 대종(大鐘)을 쳤다. 인정의 종소리가 울려 퍼지면 남산의 봉수대는 불을 올려서 성의 안팎에 인정을 알린다.
현재 남아 있는 종로의 보신각(普信閣)에 걸려 있는 대종은 1468년(세조 14)에 주종한 것으로, 임진왜란 이후 조선시대 말엽까지 서울에서 시각을 알려 준 유일한 종이다.
1895년(고종 32)에는 칙명에 의해 인정과 파루를 없애고, 오정과 아울러 자정에도 종을 치게 했으며, 매시간마다 보내는 시보와 북은 치지 않기로 하였다. 1904년 4월 1일에는 일본과의 시차를 없애기 위하여 우리나라의 11시를 12시로 맞추어 정오로 하고, 정오에 오포(午砲)를 쏘게 하였다.
시대가 지남에 따라 현대에 와서는 시보도 더욱 정밀해지고 그 용도도 많아지게 되었는데, 천문연구 · 주파수 측정 · 항공법 등에는 정밀한 시각이 통보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오늘날의 시보에는 정기시보(定期時報)와 연속시보(連續時報)의 두 종류가 있다.
정기시보는 일정 시각에 5분간 매초마다 발신하는 것으로 미국 · 프랑스 등 세계 주요국의 무선송신국에서 발신한다. 연속시보는 밤낮 연속해서 매초마다 알리는 것으로, 그 주파수는 2.5MHz와 5MHz의 정수배인데 여러 나라에서 실시하고 있다.
초의 단위는 세슘원자의 주파수로 규정되는 원자초이고, 또 그 초를 적산(積算)한 국제원자시라는 시간이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시각, 즉 표준시로는 국제원자시와 정수초(整數秒)만큼 차이가 있는 별도의 협정세계시가 쓰이는데, 연속시보에 의하면 다음의 규정에 따라 통보된다.
① 초신호의 간격은 엄밀히 원자초로 할 것, ② 초신호 발신 시각은 세계시와 0.9초 이상 차이나지 않을 것, ③ 만일 이 한계를 넘을 염려가 있을 때에는 초신호의 시각에 윤초(閏秒)라 하여 1초를 가감할 것.
④ 윤초는 6월 30일 또는 12월 31일 최후에 두고 경우에 따라 6월 30일 또는 9월 30일의 최후에 둘 것, ⑤ 윤초 설치는 파리의 국제보시국(國際報時局) 선언에 의존하고, 각국은 이 규정에 따른 보시각을 표준시로 쓰며 이 연속보시로 통보되는 시각을 협정세계시로 할 것 등이다.
우리나라에서의 윤초는 국립천문대에서 일반에게 통보하고, 시각과 시간의 관리는 대덕연구단지에 있는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 일본의 JJY의 시보를 받아서 실시하고 있으며, 라디오 · TV 방송국에서는 표준연구소의 통보를 받아 시보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