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에 따르면, 왕피천(王避川)의 옛 지명은 수산천(守山川)이며, 『여지도서(輿地圖書)』에는 왕피천 하류를 대천(大川)으로 기록하고 있다. 이후 『조선지형도(朝鮮地形圖)』에서 왕피천이라는 지명이 등장하면서 현재까지 이 명칭이 사용되고 있다.
왕피천이라는 지명의 유래에는 세 가지 설이 전해진다. 첫째, 삼한시대 실직국의 안일왕(安逸王)이 이곳으로 피신했다는 설, 둘째, 935년경 신라 경순왕의 아들 마의태자가 손씨 모후와 함께 이곳으로 피신했다는 설, 셋째, 1361년 홍건적의 난 당시 고려 공민왕이 피난했다는 설이다.
왕피천은 경상북도 영양군 수비면 금장산[849m] 북서쪽 계곡에서 발원하여 울진군을 지나 매화천, 광천과 합류하여 동해로 유입된다. 유역은 태백산맥을 따라 남북으로 형성되어 있으며, 본류는 이 산맥에서 발원하여 동해로 유입된다. 유로연장은 60.95㎞, 유역면적은 513.71㎢이다. 하천 경사가 가파르고 침식력이 강해, 전형적인 감입곡류하천의 특성을 보인다. 장수포천으로 불리는 상류 일부 구간을 제외하면 대부분 곡류하며 깊은 골짜기를 형성한다. 장수포천 일대는 원래 반변천 유역에 속했으나, 약 4만 4000년 전 하천 쟁탈에 의해 현재의 왕피천 유역으로 전이된 것으로 추정된다.
왕피천은 우리나라에서 곡류 절단 지형이 가장 많이 나타나는 하천으로, 구하도(舊河道)와 곡류핵(曲流核)이 곳곳에 분포한다. 하안단구는 소규모 형태로 하천 양안에 나타나며, 지류인 광천, 매화천이 합류하는 하류 지역에는 국지적으로 충적평야가 발달해 있다. 하상 퇴적물은 주로 자갈과 거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기반암은 하천의 공격 사면과 직선 구간에서 뚜렷이 드러난다.
지질은 대부분 선캄브리아기 지층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왕피천 본류와 광천 · 매화천 일대를 중심으로 제4기 충적층이 분포한다. 하구 일대에에는 석회암 지대가 펼쳐져 있고, 특히 왕피천과 매화천이 만나는 선유산에는 약 2억 5000만 년 전 왕피천의 물 흐름에 의해 형성된 성류굴이 위치한다. 성류굴은 1963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
2012년부터 2021년까지의 기후 자료에 따르면, 왕피천 유역의 연평균 기온은 13.1℃, 최고기온은 37.8℃, 최저기온은 –16.1℃였으며, 평균 풍속은 2.6m/s, 평균 강수량은 1,228.9㎜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