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간본의 구성과 내용은 다음과 같다. 권1·2에 시 · 만사 146수, 소(疏) 1편, 서(書) 10편, 묘갈명 2편, 명(銘) 3편, 상량문(上樑文) 1편, 제문(祭文) 11편, 봉안문 1편, 축문(祝文) 1편, 과제(科製) 3편이 있다. 부록으로 가장 1편, 묘갈명 1편, 제문 9편, 만사 19수, 서원봉안문 1편이 있다. 속집 권1∼4에 도(圖) 26편이 수록되어 있다.
시는 많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는데, 중후하고 단아한 풍격을 지니고 있다. 「백담정사잡영(栢潭精舍雜詠)」은 40수의 장편으로 스승 구봉령의 자취를 찾아 백담정사 주변 경광을 기록하듯이 읊은 것이다. 「구몽잡영(龜蒙雜詠)」은 주희(朱熹)의 운곡시(雲谷詩)와 무이정사잡영(武夷精舍雜詠)을 주1 것이다. 운곡시를 차운하여 운곡(雲谷), 서간(西澗), 폭포(瀑布), 운관(雲關), 연소(蓮沼), 삼경(杉逕), 운장(雲莊), 천협(泉硤), 석지(石池), 산영(山楹), 약포(藥圃), 정천(井泉), 서료(西寮), 회암(晦庵), 초려(草廬), 회선(懷仙), 휘수(揮手), 운사(雲社), 도혜(桃蹊), 죽오(竹塢), 칠원(漆園), 차판(茶坂), 절정(絶頂), 북간(北澗), 중계(中溪), 휴암(休庵) 26수를 지었다. 무이정사잡영(武夷精舍雜詠)을 차운하여 정사(精舍), 인지당(仁智堂), 은구재(隱求齋), 지숙료(止宿寮), 석문오(石門塢), 관선재(觀善齋), 한서관(寒棲館), 만대정(晩對亭), 철적정(鐵笛亭), 조기(釣磯), 차조(茶竈), 어정(漁艇) 12수를 지었다.
칠언시 중 「차오천주인이선생십송청풍운(次迃川主人李先生十松淸風韻)」에서는 이덕홍(李德弘)의 청고한 기상을 소나무의 주2에 비유해 잘 묘사하였다. 「경차백담선생행시요촌작시사십삼구(敬次栢潭先生行視蓼村作詩四十三句)」는 구봉령이 백담정사 터를 잡을 때 동행한 저자에게 지어 준 시를 35년 후에 다시 읽어 보고 감회에 젖어 차운한 것이다.
소 1편은 늙은 어머니를 봉양하기 위하여 필선(弼善)의 사직을 청하는 내용의 글이다. 과제 가운데 의(疑)는 천도 · 인도의 변화와 사시(四時) 운행의 조화가 일정한 법칙에 따라 이루어진다고 설명한 것이다. 책(策)은 유도(儒道)와 선정(善政)의 상관 관계를 논설한 글이다. 유도의 근본 사상은 인(仁)이고 그것을 사용하는 방법은 체용(體用)이라고 지적하고, 정치가 인의 체를 터득해 예(禮)의 용을 쓰게 되면 중화(中和)를 이루게 된다고 하였다. 중화의 도는 곧 천지가 만물을 생성하는 길이며 인간이 천도와 합치되는 길이므로, 중화가 이룩되면 선정은 쉽게 이루어진다고 하였다.
부록으로 세계도(世系圖)와 조카 태정(泰精)이 지은 가장, 김상헌(金尙憲)이 지은 묘지명이 있고, 김득연(金得硏)이 지은 「여강서원제문(廬江書院祭文)」 등 제문 9편과 정구(鄭逑) 등이 지은 만장 18수, 서원봉안문 등이 있다.
속집에 수록된 도 가운데 「태극통체인사도(太極統體人事圖)」에서는, 태극은 천하 사물의 근본으로 성인만이 이 이치를 완전하게 하며 삼재(三才)의 도를 형성한다고 설명하였다. 「중용중화위육지도(中庸中和位育之圖)」에서는 성정(性情)과 체용에 대해, 「인심도심도(人心道心圖)」에서는 인심과 도심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였다. 그밖에 「소학내외편목도(小學內外篇目圖)」 · 「맹자부동심지도(孟子不動心之圖)」 · 「사성역학지도(四聖易學之圖)」 등이 실려 있다.
한국고전번역원에서 중간본의 원문과 이미지, 해제를 제공하고 있다(https://db.itkc.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