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가족전은 1957년 4월, 경복궁미술관에서 개최된 1955년 뉴욕근대미술박물관의 「The Family of Man」의 국내 유치 사진전시회이다. 1957년 4월 3일부터 5월 5일까지 진행된 대규모 전시회였는데, 이 전시를 통해 리얼리즘 사진이 한국 사진의 주요한 흐름이 되었다.
「The Family of Man」은 뉴욕근대미술박물관[Museum of Modern Art, MoMA]의 사진부 디렉터였던 에드워드 스타이켄(Edward Steichen, 1879~1973)이 3년의 준비 과정을 거쳐 기획한 전시로서 1955년 1월 24일부터 5월 8일까지 개최되었다. 503장의 사진은 인간 삶의 통과 의례 즉, 출생, 성장, 결혼, 죽음 등을 비롯하여 사랑, 신념, 행복, 희망 등 인간의 가장 보편적이고 근원적인 삶의 가치를 시각화하였다. 칼 샌드버그(Carl Sandburg)가 주1 서문에 명시한 ‘휴머니티의 장엄한 해연’[grand canyon of humanity]을 재현하겠다는 전시의 핵심 서사는 사진이라는 매체의 특성을 통하여 전세계 인류의 공통된 경험을 담아내며 가시화되었다. 이 대규모 사진 전시회는 한국을 포함한 영국, 독일, 벨기에, 이탈리아, 프랑스, 일본, 이란, 미얀마, 인도네시아, 호주, 베네주엘라, 칠레 등 전 세계 순회가 이루어졌다. 사진의 근, 현대 역사상 가장 성공적이고 지구촌 곳곳의 사진 문화에 영향력을 행사한 전시였다.
한국 국내에서의 「인간가족전」은 1957년 4월 3일부터 4월 28일[5월 5일까지 연장]까지 경복궁미술관[당시에는 국립미술관]에서 개최되었다. 주한미국공보관[USIS]이 주최하고 문교부, 내무부, ' 한국사진작가협회'가 공동 후원하여 무료 관람으로 개최된 이 전시는 연장 전시를 했을 정도로 관객 동원에 성공한 전시였다. 개막식에는 당시 이승만 대통령과 주한미국 대사 등 주요 인사들이 총망라하여 참석하였다.
전 세계에서 출품한 200만여 점 중 68개국 273명의 사진 503점은 스타이켄의 기획 의도에 따라 서술 구조로 배열되었다. ‘인류는 하나이자 가족’이라는 구호를 담은 주2의 기치 아래 전 세계 40여 개국에서 순회 전시되며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 이는 당대 미국 사회의 주3를 완벽하게 반영한 전시였다. 전 세계인과 그들의 삶을 하나의 가족이란 차원에서 다루었다는 점에서 근대의 이념인 보편성 또는 보편적 가치를 중시하는 당대 미국 사회의 이데올로기를 완벽하게 반영한 전시였다.
한국 전시의 공식 이름은 ‘인간가족사진전’이었다. 그러나 원래 503장의 사진으로 구성되었던 이 전시에서 ‘종교’ 섹터에 걸렸던 마가렛 버크-화이트(Margaret Bourke-White)의 사진 2장이 누락되었다. 상복을 입고 제사를 지내며 절을 하는 한국 남성을 찍은 사진과 관(棺)을 잡고 주4하는 한국 여성을 찍은 화이트의 사진 2장 대신 이안순(李安純)이 찍은 주5 사진과 이승만 대통령의 주6 사진 2장이 추가되었다. 이러한 사실은 『한국일보』 기사 「인간가족전에 이상 있다」[1957.4.16]로 알려졌다. 이는 민족의 수치가 되는 모습을 외국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없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을 반영한 결과였다.
「인간가족전」은 일제강점기의 유물인 회화적인 주7를 드러내는 틀에 박힌 사진, 사진관의 천편일률적인 사진이나 잘 짜인 구도의 ‘ 싸롱사진’을 지양하고, 사물의 형태보다는 본질에 초점을 맞춰 주8 사진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합의가 더욱 견고해질 수 있는 중요한 계기를 제공해주었다. 「인간가족전」을 계기로 한국의 사진작가들 사이에서는 ‘리얼리즘'과 주9’ 등의 용어가 널리 회자되었으며 이후 생활주의 리얼리즘 사진이 한국 사진의 주요한 경향으로 확산될 수 있는 바탕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