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서의 주석 대상인 주1의 저자 대혜 종고(大慧宗杲, 12381295)는 화두(話頭)를 들고 수행하는 간화선(看話禪)을 주창한 송대 주2의 선승이다. 그의 『대혜보각선사어록(大慧普覺禪師語錄)』 30권 가운데 권2530의 편지글을 따로 뽑아 펴낸 것이 『서장』이다. 조선 후기에는 연담 유일(蓮潭有一, 17201799), 인악 의첨(仁岳義沾, 17461796) 등이 『서장』에 대한 주석서인 사기(私記)를 남겼다.
『서장기』는 동국대학교 중앙도서관에 3종, 담양 용화사(龍華寺)에 1종이 소장되어 있고, 국립중앙도서관에는 2종의 『서장사기』가 있다.
이 중 필사 시기나 장소가 적혀 있는 책을 소개한다.
① 1916년 상주 사불산(四佛山) 대승사(大乘社)의 필사본이다. 표지 우측 하단에 '지택(知澤) 수운(繡雲)'이 묵서로 쓰여있다. 권말의 필사기에서 『염송(拈頌)』, 『화엄 현담(懸談)』, 『원각(圓覺)』, 『능엄(楞嚴)』, 본서를 포함한 사집과 교재를 설옹(雪翁)의 강회에서 강의했고, 정완(正完)이 필사하여 주용(周鎔) 상인에게 주었으며 뒤에 일본에 유학을 간 학승 김태흡(金泰洽, 1899~1989)이 참여자 명단과 소속 사찰명을 적었음을 볼 수 있다.
② 임자년 경주 함월산(含月山) 기림사(祇林寺) 남적암(南寂庵)의 필사본으로 권말에 한글이 보인다.
1876년 필사본으로 장성 백암산(白巖山) 정토사(淨土寺) 운문암(雲門庵) 환응(幻應)대화상의 강회에서 사용된 책이다.
정사년 문경 김룡사(金龍寺) 대성암(大成庵) 필사본으로 설주(說主)는 경운(景雲)대화상이다. 말미에 삼현회(三賢會), 원각회(圓覺會), 반야회(般若會), 능엄회(楞嚴會)의 강회(講會) 명칭과 참여 승려, 수락산 흥국사(興國寺), 삼각산 미타암(彌陀庵)과 화계사(華溪寺), 팔공산 동화사(桐華寺)와 은해사(銀海寺) 등 소속 사찰이 기재되어 있다. 또 중간 부분에는 ‘무오년 대승화엄정사(大乘華嚴精舍)’가 기재되어 있다.
『서장』에는 「증시랑장(曾侍郞狀)」, 「이참정장(李參政狀)」, 「장승상장(張丞相狀)」 등 42명과 주고받은 62편의 편지글이 수록되었는데, 승려에게 보낸 서간은 2편밖에 안되며 대부분 유학자 관료와 주고받은 편지이다. 『서장』의 핵심은 삿된 이해인 사해(邪解)를 배척하고 바른 견해인 정견(正見)을 드러내는 것으로 삿된 이해는 고요히 앉아 생각을 끊는 묵조선(黙照禪), 바른 견해는 주3를 참구하는 간화선을 말한다. 『서장기』에서도 『서장』의 대의인 "사해를 변척하고 정견을 드러냄'에 대해 중점적으로 다룬 후 대혜 종고의 행적과 깨달은 이력, 선풍 등을 다루고 있다.
『서장』은 조선 후기 승려 교육과정의 주4에 포함된 책으로, 사집과는 이밖에 당의 종밀(宗密)이 선종의 단계를 분류한 『선원제전집도서(禪源諸詮集都序)』, 고려 보조 지눌(普照知訥)이 종밀의 저술을 요약하고 해설을 붙인 『법집별행록절요병입사기(法集別行錄節要幷入私記)』, 원의 고봉 원묘(高峰原妙)의 간화선풍이 담긴 『선요(禪要)』로 구성되었다.
대혜 종고의 『서장』에 대한 조선 후기 주석서로는 『서장기』, 『서장사기』, 『서장요초(書狀要抄)』 등 여러 종류가 있으며 많은 사찰의 강학 교육에서 교재로 사용되었다. 이를 통해 당시의 간화선 이해에 대한 구체적 내용과 선의 기풍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