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방문니라』는 충청남도 홍성군 장곡면 장곡리 양주조씨(楊州趙氏) 사운고택(士雲古宅) 조응식(趙應植)가에서 세전(世傳) 되어 온 책이다. 저자는 문동(文洞)이라는 호(號) 또는 택호(宅號)를 가진 숙부인 전의이씨(全義李氏, 18671938)이다. 남편 통정대부(通政大夫) 승지 조용호(趙龍鎬, 18701941)와 혼인한 후 살림살이를 익히며 24세의 나이에 집안의 음식 조리법을 기록하며 전수하려고 노력하였는데 총명함과 지혜가 남달랐다고 한다.
『음식방문니라』는 한글 필사본 1책의 음식 조리서이다. 책의 크기는 가로 30.3㎝, 세로 21.5㎝이고, 사침선장본(四針線裝本)이다. 책의 분량은 표지를 제외하고 본문은 16장이다. 표지의 왼쪽에는 ‘음식방문이니라’, 오른쪽에는 ‘辛卯二月日文洞(신묘이월일문동)’이라 묵서 되어 있고, 권두 서명은 없다. ‘음식방문니라’는 ‘음식을 만드는 방법이다’라는 의미이다. 서문과 필사기는 없다. 책의 제일 마지막에 ‘신묘니월초사일등셔필 문동’이라 기록되어 있어 신묘년(1891) 2월 4일에 필사를 마친 것으로 보인다. 한 면에는 16줄, 한 줄에는 21~23자를 기록하였다. 새로운 표제어를 시작할 때는 ‘◯’ 표식을 하였다. 총 72항의 표제어가 기록되어 있다.
『음식방문니라』는 사운고택 우화정의 12대 종손인 조환웅이 2013년에 본문 해제와 영인본을 실어 출판하면서 알려졌다. 이후 2020년 음식을 전공한 조리학자들과 다시 연구하여 현대어 번역과 재현한 음식을 실어 출판하였다.
목차는 화향입주법부터 보리수단법까지 총 68건으로 구성되어 있다.
책에 기록된 표제어는 72항으로, 이 중에 주식류(主食類) 8항, 찬물류(饌物類) 23항, 떡류 18항, 과정류(菓飣類) 2항, 음청류(飮淸類) 4항, 주류(酒類) 17항이었다. 고조리서에 흔히 실려 있는 장(醬)과 식초 담그는 법과 식품 저장법에 대한 기록은 없다. 표제어 중 송순주(松荀酒) 빚는 법이 세 가지, 두텁떡 만드는 법이 두 가지씩 기록되어 있고, 진자죽과 잣죽은 함께 서술되어 있어 결국 70종의 음식과 술 조리법이 실린 셈이다. 결국 죽, 면, 만두의 주식류가 9종, 탕, 찜, 선, 구이, 김치, 젓갈 등의 찬물류 23종, 다양한 떡이 17종, 과정류 2종, 음청류 4종, 술 15종이다. 술은 빚는 횟수에 따라 단양주 3종, 이양주 8종, 증류주 1종, 혼성주 2종 등이 고루 소개되었다.
조리법은 주류, 과정류, 주식류, 떡류, 찬물류 순으로 묶어서 서술되어 있으나 마지막 부분에 다시 주류에 대한 서술이 있다. 이는 앞뒤의 글씨체가 같아 저자가 마지막 부분에 빠진 주조법을 보충한 것으로 보인다. 열구자탕과 승기악탕, 전복김치와 장김치 같은 고급 음식과 게를 활용한 음식 4종이 실려 있다. 찬물류 중 외국수는 오이국수로 늙은 노각을 가늘게 썰어 녹말을 묻혀 데쳤다가 달게 만든 오미자국에 먹는 음식이다. 사운고택에서 지금도 손님 접대용으로 상차림의 마지막에 내는 독특한 음식이다.
조선시대로부터 현전하는 『음식방문』은 5종이다. ‘음식방문’은 말 그대로 ‘음식하는 방법을 적은 글’이라는 뜻이니 음식 조리법을 기록했을 때 가장 적절한 제목이 될 수 있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에 마이크로필름으로 소장된 정영혜와 안동김씨 소장본, 동국대학교 소장본, 우리한글박물관 소장본, 그리고 『음식방문니라』이다. 모두 1800년대의 기록으로 『규합총서(閨閤叢書)』와 『주식시의(酒食是儀)』의 내용이 유사하다. 이 중 『음식방문니라』는 저술 연대와 저자, 소장처가 명백한 것이 특징으로, 1800년대 충청남도 홍성 지역 사대부가(士大夫家)의 음식 문화를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