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음제방』은 한글 필사본이다. 책의 크기는 가로 17.5㎝이고, 세로 33.5㎝이며, 호접장(蝴蝶裝)으로 장정(裝訂)되어 있다. 책의 분량은 14장이고, 각 장마다 상단에 한자로 ‘一’부터 ‘十四’까지 쪽 번호가 붙어 있다. 표지 서명은 ‘禹飮諸方(우음제방)’으로 묵서되어 있고, 권두 서명은 ‘각색술방문’이다. ‘우음(禹飮)’이란 술의 기원에 대한 중국 설화에 등장하는 하(夏)나라 우(禹)임금을 지칭하는 듯하다, ‘제방(諸方)’은 여러 가지 방문이니 ‘우음제방’은 책의 한 면은 8줄, 한 줄에는 20~22자가 필사되어 있다. 책은 대전선사박물관(유물번호: sgt641)에 소장되어 있다.
『우음제방』에는 서문, 필사기, 필사자 등에 관한 기록이 없다. 책에 기록된 필체가 중간중간 상이하고, 감향주(甘香酒)가 두 번 기록된 점으로 보아 원저자 외 누군가에 의해 부기된 것으로 추정된다. 배영환은 『우음제방』의 글 중에는 국어학적으로 구개음화나 원순모음화가 적용되지 않은 것이 많고, 문법에서 『주식시의(酒食是儀)』보다 앞선 시기의 언어를 반영하고 있어 1800년대 전반에 기록된 책이라 추정하였다.
책의 내용은 24항의 술 빚는 법이 기록되어 있다. 소국주(小麯酒), 호산춘(壺山春), 청화주(青花酒), 두견주(杜鵑酒), 추향주, 송순주(松荀酒), 삼해주(三亥酒), 소주삼해주(燒酒三亥酒), 일년주(一年酒), 녹파주(綠波酒), 청명주(淸明酒), 화향주(花香酒), 송화주법(松花酒법), 점감주(粘甘酒), 감향주(甘香酒), 황정주(黃精酒), 황구주(黃狗酒), 감향주, 삼칠주(三七酒), 보리소주(麰燒酒), 이화주(梨花酒), 방문주(方文酒), 구일주(九日酒), 백일주(百日酒)의 순인데, 감향주가 2회 기록되어 결론적으로는 23종의 주조법이 기록된 셈이다.
술 빚는 횟수에 따라 분류하면 백일주, 점감주, 황정주, 황구주는 단양주(單釀酒)이고, 소국주, 호산춘, 청화주, 청명주, 화향주, 감향주, 삼칠주, 이화주, 방문주, 구일주, 두견주는 이양주(二釀酒)이다. 삼해주, 일년주, 백일주는 삼양주(三釀酒)이다. 송순주와 녹파주는 이양주로 빚은 술을 증류한 소주이고, 소주삼해주와 보리소주는 삼양주로 빚은 술을 다시 증류한 소주이다. 삼해주는 정월 첫 해일(亥日)부터 3월 첫 해일까지 매달 해일마다 빚는 삼양주인데, 약주로도 소주로도 즐겼다. 진달래, 송순, 송홧가루 등이 생산되는 계절에는 이를 술에 넣어 가향주(加香酒)를 빚었고, 황정(黃精)과 황구(黃狗)를 이용해 약용주(藥用酒)를 빚었다.
현전하는 대부분의 옛 조리서에는 음식 만드는 법과 술 빚는 법, 장(醬)이나 초(醋) 만드는 법, 식품 저장법 등이 함께 기록되어 있으나, 『우음제방』은 술 빚는 법만을 기록한 양조서(釀造書)라는 점이 독특하다. 송준길가는 호서지방의 대표적인 사대부가이면서 왕실과의 혼사도 빈번했던 가문이었던 만큼 많은 의례(儀禮)와 접빈객(接賓客)을 위한 가양주(家釀酒) 솜씨가 뛰어났던 것으로 보인다. 현재 송준길가에서 전하는 송순주와 국화주는 대전광역시 무형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특히 송순주는 이양 증류주로, 송준길가에서 세전하는 조리서 『주식시의(酒食是儀)』, 『우음제방』, 『가고(可考)』에 모두 기록된 대표적인 가양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