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권 1책. 목판본. 저자가 죽기 2년 전 절친한 벗 권필(權韠)의 죽음에 충격을 받아 태워버렸으나, 1652년(효종 3) 외손자 조성후(趙成後)가 남은 것을 모아 이경석(李景奭)의 교정을 받아 간행하였다. 권두에 이경석과 정두경(鄭斗卿)의 서문이 있고, 발문은 없다. 국립중앙도서관에 있다.
권1·2에 시 250여수, 잠암전(潛巖傳) 1편, 부록으로 행장 1편, 제문 1편, 만사 10수, 그리고 저자의 큰딸의 행장 1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시는 속세를 벗어나서 맑고 진실한 감명을 주는 것으로, 인위적이 아니고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것이 특색이며, 더러는 꾸밈이 없으면서도 고상한 것이 많다. 신흠(申欽)은 그의 저서 『청창연담』에서 성로의 시는 청고(淸苦)하다고 평하였다.
즉경시(卽景詩)인 「야사(野寺)」와 「월야(月夜)」에서는 주위의 환경과 경치를 잘 표현하였으며, 감상시인 「추야(秋夜)」·「등석(燈夕)」·「추사(秋思)」 등에는 불우를 한탄하는 애절한 사상이 주위환경에 따라 묘하게 처리되어 있다.
사모시인 「득한익지준겸서(得韓益之浚謙書)」에는 친구의 편지를 받고 지기를 그리워하는 감정이 잘 표현되었다. 그밖에 술을 마신 뒤에 취흥을 못 이겨서 읊은 「취유송간정(醉遊松澗亭)」과 여자의 비애를 대변한 「규녀사(閨女詞)」 10수가 있다.
자서전격인 「잠암전」은 불우를 탄식하고 세상에 쓸모없이 전락한 자신을 가책한 것이다. 그밖에도 그의 일생을 역사적으로 서술한 행장과 제문·만사가 있고, 딸의 일생을 기록한 「유인성씨행장(孺人成氏行狀)」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