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金海) 원명사(圓明寺) 『육경합부(六經合部)』는 1660년(순치 17) 조선 전기에 유행하던 6종의 경전을 요약하여 한데 모아 간행한 불경 요약서이다. 이 책은 전라도 징광사에서 간행된 목판본으로, 『금강반야바라밀경』, 『대방광불화엄경보현행원품』, 『대불정수능엄신주』, 『불설아미타경』, 『묘법연화경관세음보살보문품』, 『관세음보살예문』 등 6종의 경전 내용을 1책으로 축약한 것이다.
『육경합부』는 『 금강반야바라밀경(金剛般若波羅蜜經)』, 『 대방광불화엄경보현행원품(大方廣佛華嚴經普賢行願品)』, 『대불정수능엄신주(大佛頂首楞嚴神呪)』, 『 불설아미타경(佛說阿彌陀經)』, 『묘법연화경관세음보살보문품(妙法蓮華經觀世音菩薩普門品)』, 『 관세음보살예문(觀世音菩薩禮文)』 등 조선 전기에 유행하던 6종의 경전을 요약하여 한데 모아 간행한 것이다.
그중 대표적인 판본은 1421년 고산 안심사(安心寺)에서 성달생(成達生)의 글씨를 바탕으로 간행한 판본 등을 비롯하여 1440년(세종 22) 화악산(華岳山) 영제암(永濟庵)에서 판각한 목판을 1472년(성종 3)에 간행한 것 등이 있으며, 목판본 약 30여 종의 판본이 조선시대에 간행되었다.
김해 원명사 도서는 초기의 판본들을 저본으로 1660년(순치 17)에 전라도 징광사(澄光寺)에서 목판으로 번각하여 간행한 것이다.
간기에 “순치십칠년경자정월일징광사개간(順治十七年庚子正月日澄光寺開刊)”이라고 적혀 있다. 이를 통해 1660년에 전라도 징광사에서 간행하였음을 알 수 있다.
1권의 목판본으로, 책의 크기는 세로 25.1㎝, 가로 17.0㎝이다. 종이의 두께는 0.07㎜이고 종이의 발끈 폭은 1.8~2.0㎝, 종이의 촉수는 19촉으로 나타난다. 종이의 색차값은 L :72.0, a: +6.1 b: +19.1이다.
책의 권수에는 2장 4면의 변상도가 있으며, 이 변상도를 시주한 사람은 응대(應代), 홍접(紅蝶)의 2인이다. 이 판본의 각수로는 계웅(戒雄), 해옥(海玉), 석행(碩行), 경규(敬圭), 청임(淸稔)의 5인이다. 본문 중 18세기의 약체구결이 나타난다. 간혼계선에 유문어미가 있으며 아미타경 제3장은 묵서로 보충하였다.
6종의 경전은 성달생이 처음 필사할 때는 ‘육경합부’라는 말을 쓰지 않았으나, 인수대비가 간행하면서 김수온이 쓴 발문을 초주갑인자로 권말에 첨부하면서 ‘육경합부’라는 이름을 사용하였다.
『육경합부』의 경전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금강반야바라밀경』은 반야 계열의 주요 경전으로, 대장경의 반야부 600부 가운데 577권에 해당한다. 이 경은 공혜(空慧)로서 체(體)를 삼고 일체 무아(無我)의 이치를 말한 것을 요지로 한다.
둘째, 『대방광불화엄경보현행원품』은 당나라 삼장반야(三藏般若)가 『 화엄경』의 입법계품만을 번역한 40권 40품 중에 마지막 품인 제40품에 해당된다.
셋째, 『불설아미타경』은 아미타불의 본원력에 대한 절대적인 신앙을 바탕으로 아미타불에 의한 중생 구원을 설하고 있는 경전으로 『 무량수경』, 『 관무량수경』과 더불어 정토 3부 경전으로 불린다.
넷째, 『묘법연화경관세음보살보문품』은 『묘법연화경』의 전체 28품 중 25번째인 「관세음보살보문품(觀世音菩薩普門品)」에 해당된다. 「관세음보살보문품」은 관세음보살의 위력을 설한 내용으로 관세음보살의 이름을 마음을 담아 부르는 것만으로도 공덕을 가짐을 설하였다. 「관세음보살보문품」의 권수제는 ‘묘법연화경관세음보살보문품제이십오(妙法蓮華經觀世音菩薩普門品第二十五)’인 반면, 『육경합부』에 수록된 권수제는 ‘묘법연화경관세음보살보문품’이다.
다섯째, 『대불정수능엄신주』는 대부분 「대불정여래밀인수증료의제보살만행수능엄경(大佛頂如來密因修證了義諸菩薩萬行首楞嚴經)」 제7권의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제7권은 해탈의 문에 들어가는 주문인 ‘능엄다라니’를 설하고 그 공덕을 밝힌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여섯째, 『관세음보살예문』은 예참의식에 사용되었던 예문으로 참의(懺儀)의 연기에 관음예문이 어떻게 만들어지는가가 잘 설명되어 있다.
『육경합부』는 대부분이 세종 6년 전라도 고산 안심사 판본을 비롯하여 임진왜란 이전의 판본 20여 종이 알려져 있다. 하지만 김해 원명사 도서는 조선 후기에도 『육경합부』의 경전이 발간되었음을 보여 주는 귀중한 사례이며, 서지학적으로도 자료적 가치가 있다. 국가유산의 가치를 인정받아 2012년 5월 10일 경상남도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