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로는 히라노신사라고 한다. 사전(社傳)에 의하면 이 신사는 국가의 서울을 나라(奈良)에서 지금 교토인 헤이안[平安]으로 옮기는 시기인 약 794년에 창건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관식(貞觀式)』에는 ‘平野, 久度, 古開 三神’이라고 기록된 것으로 보아 원래는 3명의 신을 모신 곳이었던 것 같다. 그러나 현재는 앞의 3명의 신과 더불어 아이도노히매신[相殿比賣神]이 합해져 4명의 신으로 되어 있다. 히라노신[平野神]은 이마키신[今木神]이라고도 불리는 주신(主神)이며, 또 동시에 4명의 신들의 총칭이기도 하다.
이마키라 함은 새로이 왔다는 의미의 말인 ‘今來’ 또는 ‘新來’에서 유래된 것으로, 원래 이 신은 백제계통의 이주민들이 집단을 이루며 정착해서 살았던 나라[奈良]지방의 다카지군[高市郡]에 모셔져 있었다. 이곳은 이마키군[今木郡]이라고도 불리는 곳이었다.
『속일본기(續日本紀)』에 의하면 이 신은 781년 11월에 종4위(從四位)라는 직급을 받았으며, 또 나라시대[奈良時代] 말기에는 간무왕[桓武王]의 생모인 다카노[高野新笠]의 조상신으로서 헤이세이궁[平城宮]의 후궁(後宮)에서 모셔졌다.
그러던 것이 헤이안으로 수도를 옮기게 됨에 따라 현재의 위치로 같이 옮긴 것으로 볼 수 있으나, 현재 이곳 또한 원래 백제인들의 집단 거주지였음도 전혀 무관한 사항이 아니다. 이러한 사실이 고려되어 현재의 위치로 옮겨 가게 된 것이라고 추정된다.
그리고 또 헤이안시대[平安時代] 말기의 문헌인 『대초지(袋草紙)』에는 “하쿠헤키왕[白璧王]의 아들인 야마베왕[山部王]의 어머니의 할아버지가 히라노신의 증손이다.”라는 구절의 문장을 찾아볼 수 있다. 여기에서 하쿠헤키왕이라 함은 고닌왕[光仁王]을 말하는 것이며, 또 야마베왕은 간무왕을 말한다.
그리고 간무왕의 어머니 타카노노니가사[高野新笠]의 할아버지는 야마토후비토[倭史]이므로 그가 히라노신의 증손자라고 한다면 이곳의 주신인 히라노신은 다름아닌 백제의 성왕(聖王)이 된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히라노신은 간무왕의 외조부 계통의 조상신을 모신 것이며, 그에 따라 859년에 모셨을 것으로 추정되는 아이도노히매신은 외조모 계통의 조상신일 것으로 예상된다.
구도신[久度神]과 후루아키신[古開神]에 대해서는 분명하지 않으나 그 중 구도신은 한국의 조왕과 같은 부엌의 불신[火神]이라는 해석이 있으며, 구도·후루아키의 이 두 신 모두 반도 계통의 신이라는 견해도 있다.
현재 경내에는 본전(本殿)을 비롯하여 섭사(攝社)로서 현사(縣社)가 있으며, 또 말사(末社)로서는 가스카사[春日社]·하치망사[八幡社]·이나리사[稻荷社]·사루타히코사[猿田彦社]가 있다. 그 중 본전은 국가지정문화재로 되어 있다. 소장하고 있는 보물로는 삼십육가선(三十六歌仙)의 액자그림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