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8년 나운규프로덕션에서 제작하였다. 나운규는 이 작품에서 그의 왕성한 전기활동(前期活動)의 진수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국권상실 직후, 일제에 의해 토지수탈(土地收奪)이 자행되던 때, 나라를 빼앗기고 삶의 터전인 땅마저 빼앗긴 사람들은 두만강을 건너 만주와 중국 땅으로 이주하였다. 이 영화는 그러한 나라 잃은 유랑민의 비극을 그린 것이다.
여러 지방에서 모이게 된 한 무리의 유랑민 속에 동민(나운규 분) · 코코수노인(이금룡 분) · 정희(전옥 분) 등이 만나게 된다. 동민은 대학에 다니다가 세상이 싫어져 방랑하게 되었으며, 코코수노인은 한말 때 군인(나팔수)이었다가 일제의 간계로 군대가 해산되자 낙향하였다가 땅마저 잃고 유랑의 길을 떠났다. 정희는 역시 시세에 아부한 애인의 변심으로 유랑민에 섞이게 되었다.
유랑의 길에서 만난 이들은 서로를 이해하며 함께 앞길을 개척하기로 한다. 이들은 두만강을 건너 만주 땅의 한 마을에 이르러 그 마을을 개간하여 정착하려 하나 마적의 습격을 받고 피난하게 된다. 이들은 마적떼에 쫓겨서 할 수 없이 다시 얼어붙은 두만강을 건너 조국 땅에 돌아가려고 한다.
그러나 이번에는 한만국경(韓滿國境)을 지키던 일본군에 의해 총탄세례를 받게 된다. 그리하여 새로운 정착지에도 갈 수 없고, 자기의 고향에도 돌아올 수 없게 된 유랑민들은 양쪽에서 협격당하여 몰살당하고 만다. 코코수노인은 끝까지 간직하고 있던 나팔을 꺼내어 불다가 쓰러지고, 동민이가 그 나팔을 불며 일본군과 마적을 대항하여 싸우다가 쓰러지며, 유랑하던 민중은 두만강에 피를 흘렸다.
이 영화는 나운규의 명작 「아리랑」(1926)에 이어지는 민족영화의 걸작으로 일컬어지며, 회령의 주민 1,000여 명이 출연한 대작(35㎜, 14권)이기도 하다. 이 영화의 원제는 「두만강을 건너서」였으나 조선총독부에서는 불온한 제목이라고 하여 검열에서 「사랑을 찾아서」라고 개제(改題)하고 필름도 여러 장면을 삭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