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종 ()
• 본 항목의 내용은 해당 분야 전문가의 추천을 통해 선정된 집필자의 학술적 견해로 한국학중앙연구원의 공식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내용 요약
현종은 고려 전기 제8대 왕이다. 재위 기간은 1009~1031년이며, 승려로 숭교사와 신혈사에 있다가 강조의 정변으로 목종이 폐위되자 왕위에 올랐다. 5도양계체제라는 군현제의 기본 골격을 완성하여, 호족세력에 의해 형성된 정치체제를 청산하고 왕권을 바탕으로 한 중앙집권적인 정치체제를 확립하였다. 거란의 2차, 3차 침입을 물리치고 강력한 북진정책을 실천하여 북방민족에 대해 자주적인 입장을 확립하였다. 부처의 힘으로 외침을 방어하고자 제작한 6천여 권의 대장경은 큰 문화적 업적이다. 고려 왕조의 기틀을 다지는 데 기여하였다.
정의
고려 전기, 제8대 왕.
가계 및 인적사항
재위 1010~1031년. 이름은 왕순(王詢). 자(字)는 안세(安世). 아버지는 태조(太祖)의 여덟째 아들인 안종(安宗) 왕욱(王郁)이다. 어머니는 경종(景宗)의 비 효숙왕후(孝肅王后) 황보씨(皇甫氏)이다.
처음에는 승려가 되어 숭교사(崇敎寺)와 신혈사(神穴寺)에 있다가 강조의 정변(康兆의 政變)에 의해 목종(穆宗)이 폐위되자, 1009년(현종 즉위년) 2월에 왕위에 올랐다. 고려 왕조가 성립한 지 거의 1세기가 지난 시기에 왕위에 오른 현종은 고려 왕조의 기틀을 다지는 데 크게 기여한 군주였다.
주요 활동
태조 왕건이 고려를 건국하면서 「십훈요(十訓要)」 등을 통해 제시하였던 국가의 기본 방향이 성종(成宗)대에 일단계 정비되고, 현종대에 비로소 기틀을 다지게 된다.
그는 즉위하자마자 불교 숭배 정책을 표방하였다. 연등회(燃燈會)· 팔관회(八關會)를 복설하였으며 부모의 명복을 빌기 위해 현화사(玄化寺)를 창건하였다. 또한 아버지 안종 왕욱의 뜻을 받들어 천안 지역에 홍경사(弘慶寺)를 창건하였다. 거란의 침입을 물리치기 위해 대장경(大藏經)을 조판하기도 하였다.
대내적으로는 호족(豪族)세력에 의해 형성된 정치체제를 청산하고, 국왕을 정점으로 한 강력한 중앙집권체제를 지향하였다. 대외적으로는 고구려(高句麗)의 옛 영토를 회복하려는 강력한 북진정책의 실천으로 북방민족에 대해 자주적인 입장을 확립하였다.
이러한 정책은 현종대에 구체화되었고, 상당한 효과를 거두었다. 대내적으로 호족세력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와 군현제(郡縣制)의 완성을 꾀하였다. 우선 그는 수도인 개경(開京)을 정비하였다. 경중(京中) 5부(五部)를 왕경(王京)으로 독립시키는 한편 개성현령과 장단현령을 두어 경기(京畿)를 관할케 하였다. 1012년(현종 3) 12주(州)의 절도사(節度使)를 폐지하고 5도호(都護)·75도(道) 안무사(按撫使) 체제로 개혁하였다. 그리하여 1018년(현종 9)에 이르러 주1 체제, 즉 경(京)-목(牧)-도호부(都護府)-군(郡)-현(縣)-진(鎭)이라는 군현제의 기본 골격이 완성되었다.
이러한 군현제를 유지하기 위해 같은 해 각 군현의 호장(戶長) 등 향리(鄕吏)의 정원 규정, 향리의 공복(公服)을 제정하였다. 1022년(현종 13) 향리들에 대한 호칭을 개정, 왕권을 바탕으로 한 중앙집권적인 정치체제를 확립하였다.
대외적으로는 태조 이래 북방외교의 현안문제였던 대거란(對契丹) 관계가 비로소 해결을 보게 된다. 현종의 대거란정책은 거란의 제2차 침입(1010년, 현종 1)과 제3차 침입(1018년, 현종 9)과정에서 잘 나타난다.
제2차 침입은 강조의 정변에서 비롯되어 강조가 패배하자 개경이 함락되고, 현종은 나주(羅州)까지 피난을 가게 되었다. 결국 거란은 현종의 입조(入朝)를 조건으로 철병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현종은 이를 거부하였고, 거란은 현종의 입조와 강동육주(江東六州)의 반환을 요구하며 제3차 침입을 하였다.
이때 거란군은 고려군과의 싸움에 연패하였고, 퇴각하다 고려군 상원수(上元帥) 강감찬(姜邯贊)에게 구주(龜州)에서 패해 거의 전멸하게 되었다. 이듬해 거란과 강화해 이후 평화적인 외교관계를 유지하게 된 뒤로, 13세기 중엽 몽골의 침입이 있을 때까지 약 2세기 동안 대외적으로 우호관계를 유지하였다.
비록 거란과의 충돌로 인한 외환이 있었으나 대내적으로는 덕종(德宗)· 정종(靖宗)의 안정기를 오게 한 기틀이 마련되었다. 특히 불력(佛力)으로 외침을 방어하고자 하여 착수, 제작한 6천여 권의 대장경은 현종 때의 문화적 업적으로 평가된다.
상훈과 추모
능은 선릉(宣陵)으로 북한 개성특별시 개풍군 해선리에 있으며, 시호는 원문(元文)이다.
참고문헌
원전
『고려사(高麗史)』
『고려사절요(高麗史節要)』
단행본
김갑동, 『고려 현종 연구』 (혜안, 2022)
김재만, 『고려-거란 관계사 연구』 (국학자료원, 1999)
박종기, 『고려의 지방사회』 (푸른역사, 2002)
박종진, 『고려시기 지방제도 연구』 (서울대 출판문화원, 2017)
안주섭, 『고려 거란 전쟁』 (경인문화사, 2003)
윤경진, 『고려 지방제도 성립사』 (서울대 출판문화원, 2022)
논문
김창현, ｢고려 현화사비 분석｣ (『목간과 문자』 9, 한국목간학회, 2012)
이인재, ｢고려전기 홍경사 창건과 삼교공존론｣ (『한국사학보』 23, 고려사학회, 2006)
이태진, ｢김치양난의 성격｣ (『한국사연구』 179, 한국사연구회, 1977)
주석
집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