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청사자놀음 (놀음)

연극
작품
국가유산
함경남도 북청군(北靑郡)에서 사자놀이패가 정월 4일부터 14일까지 지신밟기를 하고 대보름 밤에 연행하던 사자놀이.
이칭
이칭
북청사자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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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요약

북청사자놀음은 함경남도 북청군(北靑郡)에서 사자놀이패가 정월 4일부터 14일까지 지신밟기를 하고 대보름 밤에 연행하던 사자놀이이다. 원래 함경남도 북청군의 전 지역에서 세시풍속의 하나로 행해지던 민속극으로서, 1967년에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다. 그리고 주로 함경도 출신 월남민들이 거주하는 속초시 동호동 아바이 마을을 중심으로 복원된 속초 사자놀이는 2019년에 강원도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다.

정의
함경남도 북청군(北靑郡)에서 사자놀이패가 정월 4일부터 14일까지 지신밟기를 하고 대보름 밤에 연행하던 사자놀이.
구성 및 형식

북청사자놀음은 함경남도 북청군 산하 11개 면과 3개 읍에 속하는 여러 마을에서 마을 주민인 농민들에 의해 행해졌다. 북청군의 사자놀이는 댓벌[竹坪里]사자(여기에는 이촌(李村)사자, 중촌(中村)사자, 넘은개사자가 속함), 동문(東門)밖사자, 후평사자, 북리(北里)사자, 당포(棠浦)사자 등이 유명했으며, 그 밖에 마을마다 제각기 사자를 꾸며 놀았다.

북청사자놀음은 사자춤이 중심이고, 애원성춤, 주1, 주2, 주3, 주4, 주5, 주6 등은 사자춤을 추기 전에 여흥으로 추는 것이다. 남한에서 복원된 북청사자놀음에는 사자가 2마리 등장하지만, 원래 북청 지방에서는 사자가 1마리만 등장했다. 현재는 사자탈춤 외에 애원성춤, 사당 · 거사, 무동, 꼽추, 칼춤, 승무, 대사, 의원, 양반, 꼭쇠 등이 나온다.

1955년 겨울에 북청 지방을 현지 조사한 김일출에 의하면, 죽평리 사자놀이에는 피리 4개, 퉁소 4개, 꽹과리 1개, 1개, 주7 1개, 소고 1개, 주8 1개 등의 악기와 함께, 놀이꾼으로 사자 외에 주9, 양반, 대사, 점바치(점쟁이), 의원, 굴중(상모) 돌리는 사람, 소고를 든 거사 2명, 무동이 나온다.

사자춤에 대한 첫 기록은 『삼국사기』 권32 주10최치원(崔致遠: 857~?)의 『향악잡영오수(鄕樂雜詠五首)』 중 「산예(狻猊)」에서 발견된다. 고려시대의 사자춤은 이색(李穡: 13281396)「구나행(驅儺行)」, 조선시대의 사자춤은 주11 동월(董越)의 「조선부(朝鮮賦)」, 유득공(柳得恭: 1749?)『경도잡지(京都雜志)』 권1 성기(聲伎) 조의 「산희(山戱)」, 송만재(宋晩載)「관우희(觀優戱)」(1843), 『국연정재창사초록(國讌呈才唱詞抄錄)』고종(高宗) 24년(1887) 궁중에서 주13 성천 주12 등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그리고 사자춤과 관련된 그림은 일본 악서(樂書) 『신서고악도(信西古樂圖)』의 「신라박(新羅狛)」, 한글본 『정리의궤 삼십구 성역도』의 채색화 「낙성연도(落成宴圖)」, 김홍도(金弘道: 1745~?)의 「평안감사향연도」 등에서 발견된다.

내용

애원성춤은 사자놀이를 놀기 전에 흥을 돋우기 위해 민요를 부르며 춤을 추는 주14이다. 사당 · 거사춤은 소고를 든 거사 2인과 사당 2인이 등장해 춤춘다. 무동춤은 남자아이와 여자아이가 각각 어른의 어깨 위에 올라가서 1쌍의 무동춤을 연출한다. 넉두리춤은 여러 명의 여성들이 등장해 제각기 놀이판 가운데서 춤추는 과장이다. 이 춤은 양팔을 옆으로 들고 움직이는 동작과 머리를 숙인 채 좌우로 살랑살랑 흔들면서 춤추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손목을 돌리며 잔가락을 쓰고, 발의 뒤축을 살짝살짝 들면서 춤추는 것도 이 춤의 특징이다. 꼽추춤은 꼽추로 가장한 연희자가 혼자 나와서 춤을 추는 내용이다. 가슴과 등에 헝겊을 넣어 불룩 튀어나오도록 하고 흥겹게 춤추는 모습은 장애인에 대한 동정보다는 오히려 웃음을 자아낸다. 춤사위는 뒤뚱거리며 걷는 것, 앉아서 어기적거리며 걷는 것 등 정해진 몇 가지 동작을 연출한다. 칼춤은 2명의 연희자가 칼을 잡고 신나게 춤추면서 묘기를 보이는 과장이다.

초장, 중장, 말장으로 구성된 사자춤은 커다랗게 튕기는 듯 탄력적이고 힘차며 역동적인 율동이 특징이다. 초장은 사자들이 몸을 푸는 과장이다. 사자는 좌 · 우 · 하 · 상(左右下上)의 순서로 머리를 힘차게 돌리는데, 이것을 ‘모래기친다’고 한다. 사자 몸채와 머리에 왕방울을 달아 사자가 모래기를 칠 때마다 딸랑거렸다. 왕방울소리는 사자의 등장과 주16을 과시하면서 악귀를 물리치는 주15의 기능을 한다.

중장에서 사자들은 엎드리고, 기고, 뛰고, 입 맞추고, 몸을 털고, 머리를 좌우로 돌려 이도 잡고, 꼬리를 흔들며 몸을 긁기도 하는 등 온갖 기교를 부린다. 이때 주17가 들어와 사자를 중심으로 주18을 공중에 뿌리면서 춤춘다. 사자는 한참 신나게 춤을 추다가 양반이 준 토끼를 잡아먹고 쓰러진다. 양평리 등 현지에서는 사자가 잡아먹는 것이 어린아이였다. 토끼를 먹은 사자가 쓰러지면 그때까지 등장했던 모든 사람들이 나와서 사자를 중심으로 원을 그리며 늘어선다. 대사가 등장해 주19을 하지만 소용이 없자, 의원이 들어와 침을 놓고 주26를 먹여 살린다. 죽평리에서는 사자가 쓰러지면 우선 점바치(점쟁이)가 나와서 주27을 치고, 이어서 중과 의원이 나왔다고 한다.

사자가 소생하면 사자춤 말장으로 넘어간다. 사자가 다시 살아나 춤을 추면 승무가 다시 들어오고, 이때 사자들은 서로 입을 맞추고 나서 입사자(立獅子)춤을 춘다. 입사자춤 후에 거사 2인이 들어와 원을 그리며 놀이판을 돌면서 소고춤을 춘다.

관련 민속

각 마을의 사자놀이패는 주20 4일부터 14일까지 집집마다 방문해 사자놀이를 놀았다. 먼저 마당으로 들어가서 한바탕 춤을 추고, 안방이나 부엌 등에 들어가 악귀를 잡아먹는 시늉을 한 후, 마당으로 나온다. 이때 주인의 청에 따라 부엌의 주21주28 앞에 엎드려 조상신에게 절을 한다. 사자는 부엌에서 바가지를 물고 나와 마당에서 발로 밟아 부수는데, 이는 소리를 통해 악귀를 쫓으려는 의도이다. 아이를 사자에 태워 주면 수명이 길어진다거나, 사자 털을 몰래 베어 두면 장수한다는 관습도 있었다.

북청사자놀음은 나례주22으로 간주된다. 나례는 연말에 역병과 잡귀를 몰아내는 의식이다. 사자춤은 중국과 한국의 나례에서 모두 발견된다. 고려 말 이색의 「구나행」은 고려시대의 나례에서 사자춤이 연행된 사실을 전해 준다.

북청 지방의 사자놀이패는 정월 4일부터 14일까지 마을의 집집마다 방문해 나례의 주23, 즉 지신밟기와 유사한 의식을 행했다. 동물의 왕인 사자가 등장하는 것만으로도 벽사적인 기능을 하지만, 특히 사자가 왕방울 소리를 울리면서 집안 구석구석의 잡귀를 쫓는 모습은 바로 나례의 매귀라고 하는 행사와 완전히 일치한다.

의의 및 평가

북청사자놀음은 백수의 왕으로서 벽사의 기능을 하는 것으로 간주되는 사자를 탈춤으로 수용해 전래한 세시풍속이다. 즉 북청사자놀음은 매년 정월 대보름날 마을의 주24을 기원하면서 악귀를 내쫓고자 거행했던 민속놀이이다. 사자놀이가 종교적 기능을 갖고 있는 것이다.

각 마을 자체로 사자놀이를 위한 준비를 진행하고, 각 가정마다 방문해 사자를 놀아 주고, 그때 생긴 곡식을 마을의 공공사업(장학회, 빈민 구제, 경로회 비용, 사자놀이 비용 등)에 사용함으로써 모든 마을 주민의 단결과 화합을 도모할 수 있었다. 또한 1년에 한 번 큰 명절을 맞이해 밤새도록 춤과 노래를 즐기며 흥과 신명을 푸는 과정에서, 일상생활의 긴장을 풀어 버리고 새로운 기분으로 활력을 되찾아 새해를 시작하는 오락적 기능도 있었다.

참고문헌

단행본

김일출, 『조선민속탈놀이연구』 (과학원출판사, 1957)
이두현, 『한국의 가면극』 (일지사, 1979)
전경욱, 『북청사자놀음』 (화산문화, 2001)
전경욱, 『산대희와 본산대놀이』 (민속원, 2021)

기타 자료

송석하, 「신라의 산예와 북청사자」, 『동아일보』(1936.3.26.~3.31.)
주석
주1

봉산 탈춤에서, 승려들의 파계 장면을 보여 주는 장면. 우리말샘

주2

북청 사자놀음에서, 거사가 추는 춤. 우리말샘

주3

풍물놀이에서, 어린아이들이 놀이꾼의 어깨 위에 올라서서 추는 춤. 우리말샘

주4

사자놀이에서, 느린 춤으로부터 빠른 장단으로 옮겨 추는 춤. 우리말샘

주5

꼽추 모양으로 가슴과 등에 헝겊을 넣어 불룩 튀어나오게 하고 추는 병신춤. 뒤뚱거리며 걷거나 앉아서 어기적어기적 걷는 등의 춤사위가 특징이다. 북청 사자놀음에 한 과장으로 있기도 하며, 본격적인 탈놀음이 시작되기 전에 덧뵈기놀이에서 마을 사람들이 많이 흉내 내던 춤이다. 우리말샘

주6

칼을 들고 추는 춤. 우리말샘

주7

나팔 모양으로 된 우리나라의 관악기. 나무로 만든 관에 여덟 개의 구멍을 뚫고, 아래 끝에는 깔때기 모양의 놋쇠를 달며, 부리에는 갈대로 만든 서를 끼워 분다. 서남아시아에서 중국과 몽골을 거쳐 고려 시대에 우리나라에 전해진 악기로, 궁중 제례악, 농악, 불교 음악 따위에 쓰인다. 우리말샘

주8

서양 타악기의 하나. 땅에 놓거나 받쳐 놓고 북채로 두드려 소리를 낸다. 목제나 금속제 원통의 양면에 가죽을 씌워 만들며, 북 가운데 제일 크지만 일정한 크기는 정해져 있지 않다. 땅에 놓거나 받쳐 놓고 친다. 우리말샘

주9

북청 사자놀음에 나오는 양반의 하인. 또는 그 하인이 쓰는 분홍 바탕에 수염이 달린 탈. 우리말샘

주10

음악에 관한 사실을 적은 기록. 또는 그런 책. 우리말샘

주11

1368년에 주원장이 강남(江南)에서 일어나 원(元)을 북쪽으로 몰아내고 세운 중국의 통일 왕조. 영락제 때 난징(南京)에서 베이징으로 도읍을 옮기고 몽고와 남해에 원정하여 전성기를 이루었으나, 뒤에 북로남왜에 시달리고 환관의 전횡과 당쟁, 농민의 반란이 끊이지 않아 1644년에 이자성(李自成)에게 망하였다. 우리말샘

주12

평안남도 성천 지방에서 놀던 사자춤. 고종 24년(1887)에 궁중에 들여온 후에는 ‘사자무’라고 불렀다. 우리말샘

주13

배우가 연기를 함. 우리말샘

주14

탈놀이에서, 현대극의 막이나 판소리의 마당에 해당하는 말. 우리말샘

주15

요사스러운 귀신을 물리침. 우리말샘

주16

위엄찬 모양이나 모습. 우리말샘

주17

장삼과 고깔을 걸치고 북채를 쥐고 추는 민속춤. 장삼을 날리며 절제된 춤사위를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우리나라 국가 무형유산이다. 우리말샘

주18

손을 가리기 위하여서 두루마기, 소창옷, 여자의 저고리 따위의 윗옷 소매 끝에 흰 헝겊으로 길게 덧대는 소매. 우리말샘

주19

장례식이 끝난 뒤 소금을 몸에 뿌려 부정을 씻는 일. 우리말샘

주20

음력으로 한 해의 첫째 달. 우리말샘

주21

부엌을 맡는다는 신. 늘 부엌에 있으면서 모든 길흉을 판단한다고 한다. 우리말샘

주22

옛날부터 전하여 내려오는 풍속. 우리말샘

주23

주로 농촌에서 하는 민속 행사의 하나. 음력 정월 초승에 풍물패가 풍물을 치면서 마을을 돈 다음 집집마다 들어가 악귀를 쫓고 복을 빈다. 우리말샘

주24

나라가 안정되어 아무 걱정 없고 평안함. 우리말샘

주25

주로, 성적은 우수하지만 경제적인 이유로 학업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할 목적으로 만든 단체. 우리말샘

주26

설탕을 달게 타서 끓인 물. 우리말샘

주27

병이 곧 나을 것인지 오래갈 것인지를 알고자 점을 침. 또는 그 점. 우리말샘

주28

물건을 얹어 놓기 위하여 방이나 마루 벽에 두 개의 긴 나무를 가로질러 선반처럼 만든 것. 우리말샘

관련 미디어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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