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玄奘, 602~664)은 당대의 고승으로 본성은 진(陳), 이름은 의(禕), 낙주 구씨(洛州 緱氏) 출신이다. 법상종을 창시하였고 삼장법사로 존칭되었으며, 주1, 주2와 함께 중국 3대 역경가로 칭해진다. 현장은 당 정관 원년 인도로 출발하여 나란다사(那爛陀寺)에서 17년간 당시 대 · 소승의 각종 학설을 두루 배웠으며, 645년 불 사리 150립(粒), 불상 7존(尊), 경론 657부 등을 가지고 돌아왔다. 그는 제자들과 경전 75부 1,335권을 한역하였는데, 대표적인 번역서로는 주3, 『반야심경(般若心經)』, 『해심밀경(解深密經)』, 『유가사지론(瑜伽師地論)』, 『성유식론(成唯識論)』 등이 있다.
『약사유리광여래본원공덕경(藥師瑠璃光如來本願功德經)』은 권수제가 ‘약사유리광여래본원공덕경일권(藥師瑠璃光如來本願功德經一卷)’이고, 권미제는 ‘약사여래본원공덕경일권(藥師如來本願功德經一卷)’으로 차이가 있다. 판제는 없고 제1행과 제2행의 사이에 주4가 새겨져 있다. 표지는 기름을 먹인 두꺼운 다갈색의 종이이고, 표제는 ‘약사경권지일(藥師經卷之一)’이 묵서되어 있다. 장정은 선장으로 주5하였다. 목판본이고 1권 1책이다. 본서는 주6 형식으로 간행되었으며 판식은 사주단변에 무계이고, 1판의 길이는 55.0㎝, 광고 22.0㎝이며, 1판 24행, 1행 15자, 전체 15장이다. 종이는 고려시대 저지이고, 경전 전체에 구두점이 새겨져 있다. 본서에는 권수제의 아래에 한문대장경의 특징인 천자문 함차호 ‘국(鞠)’자가 새겨져 있어 대장경을 저본으로 간행한 별행경임을 알 수 있다. 당시 대장경은 북송의 『개보칙판대장경』[이하 개보장], 『고려초조대장경』[이하 초조장], 그리고 거란의 대장경인 『요장(遼藏)』이 있었다. 개보장의 편성과 동일한 것으로 추정되는 초조장의 함차호는 ‘공(恭)’이므로 이를 저본으로 한 것은 아니었다. 주7에 수록된 주8의 함차호는 ‘국(鞠)’자에 해당하는데, 요장과 요장을 번각한 『방산석경』에 계승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요장본 『약사경』의 함차호는 ‘국(鞠)’자로 추정되므로 본서의 함차호는 요장본에서 유래되었고 그 저본 역시 요장본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본서의 서체는 구양순체로 요장본의 자체와 유사하며, 판식 역시 요대의 장소(章疏)와 유사하다. 본서와 요장본의 공통점으로는 서체, 1행 15자의 행자수, 판차의 위치, 변란의 높이, 천자문 함차호, 권수제와 권미제의 좌우에 계선을 두어 구분한 점, 권미제의 약기 등이 지적되고 있다. 이러한 본서의 서체, 경판의 판식의 유사성에 의거, 흥왕사에서 1행 15자 판식의 요장을 저본으로 번각하면서 판제의 위치나 내용을 변경하여 간행한 단본경(單本經)이라 할 수 있다. 본서의 권수에는 소장인으로 추정되는 ‘윤석창인(尹錫昌印)’이 날인되어 있고, 현재는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에 소장되어 있다.
본서의 간기는 ‘건통이년임오세고려국대흥왕사봉선조조(乾統二年壬午歲高麗國大興王寺奉宣雕造)’라는 구절로 미루어보아 1102년(숙종 7)에 흥왕사에서 왕명을 받들어 조조한 것임을 알 수 있다. 본서의 간행 경위는 미상이나 대각국사 의천(1055~1101)의 입적 이듬해에 간행된 것으로 미루어 구병(救病)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하는 견해가 있다.
본서는 전체 1권으로 이루어져 있다. 내용은 문수보살(文殊菩薩)이 여러 부처의 주9과 주10을 설법해 주기를 청하자 석가불(釋迦佛)이 약사여래의 12대원 및 공덕을 설명하는 것으로 이루어져 있다. 구성은 12대원에 대한 설명, 약사여래를 지극한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것에 대한 무한한 공덕과 이익, 약사여래에 귀의한 12야차대장(夜叉大將)들이 약사여래를 받드는 모든 이들을 보호할 것을 맹세하는 것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동쪽에 있는 불국토인 정유리국(淨瑠璃國)에 머무는 약사유리광여래는 보살행을 행하면서 12가지 큰 서원[大願]을 세웠다. 이 약사여래의 12대원은 ①광명보조원[光明普照願 : 生佛平等願], ②수의작사업원[隨意作事業願 : 開曉事業願], ③득무진물원[得無盡物願 : 無盡資生願], ④안립대승원[安立大乘願 : 安立大道願], ⑤구계청정원[具戒淸淨願, 具三聚淨戒願 : 戒行清淨願], ⑥근완구병고원[根完救病苦願 : 諸根具足願], ⑦제병안락원(除病安樂願), ⑧전녀득불원[轉女得佛願 : 轉女成男願], ⑨안립정견원[安立正見願 : 回邪歸正願], ⑩제난해탈원[除難解脫願 : 解脫憂苦願], ⑪음식포족법미안락원[飮食飽足法味安樂願 : 得妙飲食願], ⑫의복일체장엄구족원[衣服一切莊嚴具足願 : 得妙衣具願]이다.
본서는 경문의 내용이 요장과 동일하고, 판본의 서지적 특징 역시 요대의 판본 특히 요장본과 유사한 것으로 요장을 모본으로 하여 판각된 번각본에 해당한다. 본서는 일부만 남아있는 요장을 연구하는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불교서지학적 의의가 있다. 또한, 요장본 『약사경』이 고려에 수용되어 활용된 점, 그리고 현전하는 현장 역 『약사경』의 최고본이라는 점에서 불교 교류사 및 불교 문헌학적 의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