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통변 ()

유교
문헌
명나라 학자, 진건이 불교 · 육구연 · 왕수인의 학문을 비판하고 성리학의 정당성을 강조하기 위하여 저술한 유교서.
정의
명나라 학자, 진건이 불교 · 육구연 · 왕수인의 학문을 비판하고 성리학의 정당성을 강조하기 위하여 저술한 유교서.
편찬/발간 경위

진건은 1532년 복건성 후관현(侯官縣) 교유(敎諭)로 부임한 후 주희와 육구연 학문의 동이(同異)에 대해 논하며 『주육편년(朱陸編年)』을 편찬했고, 이것을 1548년 개정하여 『학부통변(學蔀通辯)』을 편찬했다. 이후 조선에서 몇 차례에 걸쳐 간행했고, 다양한 종류의 필사본으로도 만들어졌다.

서지적 사항

12권 4책의 목판본으로, 이를 저본으로 하여 후대에 필사한 후사본(後寫本)도 존재한다. 표지 서명과 권수제는 ‘학부통변(學蔀通辨)’이다.

내용

진건은 광동(廣東) 동완현(東莞縣) 사람으로 자는 정조(廷肇), 호는 청란(淸瀾)이다. 1528년 거인(擧人)이 되었고, 이학(理學)에 정통했다. 학부(學蔀)의 뜻은 『주역(周易)』 풍괘(豊卦)의 풍기부(豊其蔀)의 주(註)에 기록된 ‘부복애장광명지물야(蔀覆曖鄣光明之物也)’에 근거했는데, 불교·육구연·왕수인의 학문을 세 가지의 ‘장애[蔀]’로 판단하여 이단으로 정의하고‚ 이를 물리쳐 주희의 학문인 정학(正學)을 지킬 것을 표방했다.

전편(前編)·후편(後編)·속편(續編)·종편(終編)으로 구성되었고, 앞부분에 1548년 저자가 지은 전체의 내용에 대한 서문인 「학부통변총서(學蔀通辯總序)」와 「학부통변제강(學蔀通辯提綱)」이 수록되었다. 그리고 각 편마다 편의 서문이 별도로 수록되었으며, 각 편 역시 상·중·하의 3권으로 구분되었다.

전체적인 내용은 『주자문집(朱子文集)』·『주자어류(朱子語類)』·『연보(年譜)』 등에서 관련된 내용들을 선별하여 주자의 학문이 정당함을 변론했는데, 「학부통변총서」에서 진건은 “오로지 하나의 실질을 밝혀 삼부(三蔀)를 도려내려 하였다.”라고 편찬 목적을 제시했다.

전편에서는 주희가 젊은 시절 선학(禪學)에 출입하고 육구연과 만나며 의견이 서로 일치했지만, 중년에 이르러 불교와 육구연의 학문이 잘못되었음을 깨닫고 성리학으로 돌아왔으며, 만년에는 그 잘못을 공격하는 일에 집중했고, 주희의 학문과 육구연의 학문은 얼음과 숯처럼 서로 화합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육구연이 죽은 이후 주희의 공격이 더욱 명백했음에 대해 서술했다. 후편에서는 육구연과 그의 제자들이 겉으로는 유학자인 척하지만 속으로는 불교를 신봉했음을 지적하고‚ 그 결과 육구연의 학문에 종사한 사람들이 대부분 불교의 폐단에 빠졌음에 대해 서술했다.

속편에서는 불교의 학문이 이치에 부합하는 듯 보이기 때문에 상당수의 문인들이 현혹되었음을 강조하고, 한(漢)‧당(唐)‧송(宋)의 역사 속에서 그러한 사례들을 지적하며, 진건 당시에 노장과 불교에 근본한 여러 학문들에 대한 비판을 서술했다. 종편에서는 성현의 올바른 학문인 성리학이 선학과 다른 점을 언급하며 주자가 후학들을 가르친 내용을 서술했다.

의의와 평가

『학부통변』은 육구연의 학문과 불교를 비판하며 성리학의 정당성을 강조하는 명나라 중기 사상사의 일면을 보여준다는 역사적 의의가 있다. 특히 조선 중기의 성리학자인 이황이 그의 『심경후론(心經後論)』에서 『학부통변』을 언급하며 “주희의 학문과 육구연의 학문이 같고 다른 점을 밝혀 놓았다.”라고 언급한 것을 통해 보면, 조선시대 유학자들에게도 성리학의 정당성을 입증하는 문헌으로 관심을 받았음을 알 수 있다.

참고문헌

「진건의 『학부통변』과 그의 주자학」(이동희, 『유교사상연구』7, 1994)
집필자
오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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