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국(相國)을 재추(宰樞) · 상공(相公) · 상신(相臣)이라고도 하였다. 중서문하성(中書門下省)의 문하시중(門下侍中) 및 평장사(平章事), 그리고 참지정사(參知政事) · 정당문학(政堂文學) · 지문하성사(知門下省事) 등 다섯 개의 관직에 있는 8인과 중추원(中樞院: 樞密院)의 판원사(判院事) · 원사(院使) · 지원사(知院事) · 동지원사(同知院事) 및 부사(副使) · 첨서원사(簽書院事) · 직학사(直學士) 등 일곱 개의 관직에 있는 9인을 가리킨다.
『 고려사』에 처음으로 나오는 ‘상국’은 고려 태조 왕건이 신라를 방문할 때 마중 나왔던 경순왕의 당제(堂弟)인 김유렴(金裕廉)을 ‘상국’이라 표현한 것에서 비롯된다. 이후 김부식이나 최충헌을 ‘상국’이라 표현하였고 고려 말기에는 홍자번이나 신돈을 ‘상국’이라 표현한 예가 있다. 특히 무인정권기의 문집에 상국이란 용어가 자주 등장한다.
최자(崔滋)의 『 보한집(補閑集)』에 보면 ‘상국’이라 표현된 인물들로 임유(任濡), 문공유(文公裕), 최유청(崔惟淸), 문극겸(文克謙), 최홍윤(崔洪胤), 금의(琴儀), 최보순(崔甫淳), 최우(崔瑀) 등이 보인다. 이인로(李仁老)의 『 파한집(破閑集)』에도 이지저(李之氐), 한언국(韓彦國), 김영부(金永夫), 척준경(拓俊京), 김부의(金富儀), 이공승(李公升), 이광진(李光縉) 등이 ‘상국’이라 표기되어 있다.
이규보(李奎報)의 문집 『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에도 자신을 비롯하여 임유(任濡), 최선(崔詵), 최당(崔讜), 금의(琴儀), 김인경(金仁鏡), 조충(趙沖), 유승단(俞升旦), 문극겸(文克謙) 등을 ‘상국’이라 칭하였다.
특별히 추밀원의 상국을 ‘추밀상국(樞密相國)’, 참지정사로서 상국이 된 사람을 ‘참정상국(參政相國)’이라 부른 예도 있다. 이규보가 문집명에 ‘이상국(李相國)’이라고 표기할 수 있었던 것도 그가 추밀원부사 · 지문하성사 · 문하시랑평장사 등의 관직을 지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