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국사(慶國寺)는 서울특별시 성북구 삼각산(三角山)에 있는 고려 후기 율사(律師)인 정자(淨慈)가 창건한 사찰이다. 고려 때 지공(指空)이 주석하기도 했으며, 조선시대에 경국사라고 개칭하였고 태조의 계비 신덕왕후의 원찰로 조선 후기까지 사세를 크게 유지하였다. 20세기에 보경(寶鏡)과 지관(智冠) 등이 주석하였다.
경국사(慶國寺)는 서울 성북구 정릉동 삼각산 동쪽에 위치한다. 대한불교조계종 직할 교구 본사 조계사(曹溪寺)의 말사(末寺)이다. 경국사 사적기에 의하면 1325년(충숙왕 12) 율사(律師)인 정자(淨慈)가 창건하였는데, 절이 청봉(靑峰) 아래에 있어 청암사(靑巖寺)라 하였다. 율사 정자는 충숙왕으로부터 국존(國尊)으로 존경받았던 승려이다. 1330년경 무기(無寄)가 머물면서 천태종(天台宗)의 교풍을 크게 떨쳤으며, 1331년 거사 채홍철(蔡洪哲)이 선방을 증축하여 선승들의 수도를 후원하였다. 1352년(공민왕 1)에 금강산 법기 도량(法起道場)을 참배하고 남하한 인도 승려 지공(指空)이 주석(住錫)한 뒤부터 고승 대덕의 수도처이자 호국안민을 위한 기도 도량으로서 전승되었다.
조선시대에 들어와 1507년(중종 2) 억불 정책으로 법당을 비롯한 모든 건물이 퇴락한 채 빈 절로 남아 있다가, 1545년 왕실의 도움으로 중건되었다. 1546년(명종 1) 명종의 즉위로 문정왕후가 섭정하게 되자, 왕실의 시주로 건물을 전면 중수하고 낙성식과 함께 국태민안을 위한 호국 대법회를 열었다. 그때 부처님의 가호로 나라에 경사스러운 일이 항상 있기를 기원하는 뜻에서 경국사라 개칭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개칭 시기는 현종(1659~1674)일 가능성도 있다. 1696년(현종 10) 조선 태조의 계비인 신덕왕후(神德王后) 강씨의 묘인 정릉을 복원하면서 근처에 있던 약사사와 봉국사를 중창 · 개명하고 흥천사와 함께 능묘의 원찰로 삼을 때 이 청암사도 원찰로 지정되어 경국사로 바뀌었을 것으로 파악된다.
1693년(숙종 19)에 승성(昇誠)이 건물을 중수하고 천태성전(天台聖殿)을 신축하였는데, 당시 지은 ‘천태성전 상량문’이 남아 있다. 1737년(영조 13)에 의눌(義訥)이 주지에 취임하였고, 1793년(정조 17)에 태흘(泰屹)이 크게 중수하였다. 1842년(헌종 8)에 한국 불교 계맥(戒脈)의 중흥조인 낭오(朗旿)가 관음전을 신축하였다. 1864년(고종 1)에 왕의 등위축재(登位祝齋)를 열었고, 1868년 호국 대법회 개설과 함께 삼성보전과 산신각을 신축하였으며, 왕실에서는 종을 희사하기도 하였다. 1878년에 치능(致能)이 예조의 도움으로 각 요사를 중수하고 김대비(金大妃)의 사십구재를 지냈으며, 1887년(고종 24)에는 팔상탱 등 여러 불화를 봉안하였다.
1914년에는 석찰(錫察)이 극락보전을 중수하였다. 1932년에 이원우(李元雨)의 시주로 반야교(般若橋)를 중수하였고, 1921년에는 단청과 탱화의 대가인 보경(寶鏡)이 주지에 취임한 뒤, 1979년까지 퇴락한 건물을 중수하여 한국 불교의 모범 사찰로 변모시켰다. 1950년대에는 이승만 대통령과 보경 스님과의 교유가 이어졌다. 1963년 11월에는 닉슨 미국 부통령이 방한하였을 때 이 절을 안내하기도 하였다. 1979년부터는 보경의 뒤를 이어 32대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 원장을 지낸 대표적인 학승(學僧)으로 평가받는 지관(智冠)이 머무르며 여러 당우들을 중수하고 단청을 새로 하는 등 가람을 일신했다.
현존하는 당우로는 극락보전 · 영산전 · 명부전 · 관음전 · 삼성보전 · 천태성전 · 산신각 · 봉향각 · 시방선원(十方禪院) · 부림정사 · 동별당 · 요사 등 17동의 건물이 있다. 그 가운데 극락보전에는 아미타삼존불을 비롯하여 보물 제748호로 지정된 목각 탱화 및 신중탱화 · 팔상탱화 등이 봉안되어 있다. 관음성전에는 1703년 제작된 관음보살좌상이 있는데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 제248호이며, 1887년에 제작된 경국사감로도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 제261호이다. 이밖에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 제264호 괘불도,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 제260호 지장시왕도,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 제262호 팔상도 등을 소장하고 있다.
경국사의 시방 선원에서는 매주 일요일에 일요 선방이 개설되고 있다. 주변 산세가 묘하고 약수가 있어 참배객들이 많이 찾고 있다. 서울 주위의 대표적인 사찰로 이승만(李承晩)이 대통령 시절 자주 찾던 곳이며, 부통령 시절에 방한했던 미국의 닉슨(Nixon,R.M.)은 그의 『회고록』에서, 이 절에 참배했던 것이 가장 인상적이었다는 것과 함께 사진을 수록하기도 하였다.
경국사는 창건 이래 한국 계율의 맥을 이어 온 도량이며, 정토사상에 바탕을 둔 기도 도량으로서도 대표적인 사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