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지리
개념
1년 4계절 중 겨울과 여름 사이의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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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요약

봄은 1년 4계절 중 겨울과 여름 사이의 계절이다. 기후학적으로는 3~5월을 말하나 천문학적으로는 춘분에서 하지까지이다. 절기로는 입춘부터 우수, 경칩, 춘분, 청명, 곡우까지를 일컫는다. 이른 봄에는 세력이 약해진 시베리아기단이 다시 기세를 부리며 강한 북서 계절풍이 불어오는 경우가 있어 꽃샘추위라고 불리는 추운 날씨가 나타나기도 한다. 봄은 강수량이 적어 가물기 쉽고, 일교차가 커서 안개가 자주 발생한다.

정의
1년 4계절 중 겨울과 여름 사이의 계절.
개관

봄은 일 년 사계절 중 하나로, 겨울여름 사이의 계절이다. 기후학적으로는 3~5월을, 천문학적으로는 춘분[3월 21일경]부터 하지[6월 21일경]까지를 말한다. 절기로는 입춘(立春)부터 우수(雨水), 경칩(驚蟄), 춘분(春分), 청명(淸明), 곡우(穀雨)까지를 포함한다. 봄철에는 태양고도가 높아지면서 일사량이 증가하고, 기온도 점차 상승한다. 이른 봄에는 세력이 약해진 시베리아기단이 다시 기세를 부리면서 강한 북서 계절풍이 불어오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꽃샘추위’라고 한다. 봄철의 특징은 낮에는 기온이 높지만 밤에는 크게 낮아져 일교차가 크다는 점이다. 황사도 봄을 대표하는 기상현상 중 하나이다.

기후 특성

열적 고기압인 시베리아고기압은 지표면이 점차 가열되면 가장자리에서 쉽게 분리되어 이동성고기압으로 변한다. 시베리아 평원에서 발달한 시베리아기단은 봄으로 계절이 넘어갈 때 세력이 약화된다. 봄에 이동성고기압의 영향을 받을 때는 풍속이 약하고 날씨가 맑다. 이때 대기가 매우 안정되어 짙은 안개가 발생하며,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기도 한다. 늦봄에 서늘한 해양에서 발달한 오호츠크해고기압의 영향으로 우리나라에 동고서저형의 기압배치가 나타난다. 이는 늦봄부터 장마가 시작되기 전까지 영향을 미친다.

또 봄철에는 낮 기온은 높으나 밤 기온이 낮아 일교차가 큰 것이 특징이다. 그 결과 야간의 복사냉각(輻射冷却)에 의하여 안개가 발생하기 쉽고 때로는 늦서리도 내려 농작물에 큰 피해를 준다. 겨울에 이어서 건조한 시기가 계속되면 가뭄이 나타나기도 한다. 특히, 동해안을 따라 실효습도가 35% 이하로 떨어지는 매우 건조한 상태가 유지되어 산불 주의보가 발령되기도 한다.

기후요소 특성과 특이 기후

기온과 강수량

현재 기후를 기술할 때는 최신의 기후 평년값을 사용한다. ‘0’으로 끝나는 연도를 기준으로 그 이전 30년을 기후 평년값으로 사용한다. 1991~2020년에 기반한 현재 우리나라 봄철 일 평균기온은 11.9℃로 겨울 다음으로 낮다. 봄철 일 평균기온은 제주도 서귀포에서 14.9℃로 가장 높고, 남부지방의 내륙에 위치한 대구에서 14.2℃, 광주에서 13.2℃, 남동해안의 부산에서 13.6℃, 서울에서 12.3℃이고, 태백산맥에 위치한 대관령에서 6.6℃로 가장 낮다. 겨울만큼은 아니지만 남북 간의 온도 차이가 크게 난다.

제주특별자치도와 울릉도, 동남부 해안을 제외하면 봄철 평균강수량은 242.2㎜로 겨울철 다음으로 적다. 지형과 바다 효과로 성판악에서 1,139.6㎜로 가장 많고, 서귀포가 540㎜로 그다음을 차지한다. 봄철 평균강수량이 가장 적은 지역은 서해안에 위치한 백령도로 140㎜이고, 중부지방도 강수량이 적어서 서울이 213.4㎜이다. 제주도와 남부 해안을 따라 좁은 지역에서는 300㎜가 넘고, 일부 내륙에서는 200㎜ 이하로 적다. 따라서 봄에는 가뭄이 발생하기 쉽다. 봄철 가뭄은 건조한 이동성고기압이 우리나라를 중심으로 띠 모양으로 오래 정체할 때 발생한다.

꽃샘추위

이른 봄에 찾아오는 꽃샘추위는 일종의 한파이다. 춘분인 음력 2월에 대해 ‘2월 바람에 김치독이 깨진다.’, ‘꽃샘에 설늙은이 얼어 죽는다.’라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동짓달[음력 11월] 바람처럼 매섭고 차가운 바람이 많이 분다. 태양고도가 높아지고, 기온이 상승함에 따라 꽃이 피는 이른 봄철에 갑자기 시베리아기단이 일시적으로 강화하면서 꽃샘추위가 발생한다. 일상에서 사람들이 느끼는 꽃샘추위는 2월 말부터 4월 중에 대부분 발생하는데 봄꽃의 개화 시기를 늦추고 농작물이나 인간의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최근에는 지구온난화로 꽃샘추위가 감소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봄 산불

산불은 직접적인 산림 손실은 물론 농업 · 축산 피해, 문화유산 손실, 대기질 악화 등 사회 · 경제적으로 광범위한 피해를 초래한다. 여름을 제외한 모든 계절이 산불 예방이 필요한 시기이지만, 최근에는 특히 봄철 산불 발생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월별 발생 현황을 보면 3월이 가장 많고, 그다음이 4월과 5월 순이다.

봄철에는 우리나라 남쪽에 고기압, 북쪽에 저기압이 머물고 편서풍이 탁월해진다. 이 편서풍이 봄에 발달한 역전층과 백두대간 사이의 좁은 통로를 지나 사면을 넘어가면 고온 건조해지고 바람이 강해진다. 봄철 동해안 일대에서 부는 양간지풍(襄杆之風)도 이로 인해 발생하는데, 바람이 강하면 열기가 빨리 전달되어 대형산불이 발생하기도 한다. 봄철 평균 상대습도는 60~70%이지만, 이동성고기압 내에서 기온이 상승하면 상대습도는 더욱 낮아져 30% 이하로 떨어지기도 한다. 이러한 이상건조와 강한 봄바람은 산불을 확산시킬 위험성이 높다.

최근 전 지구적 기온 상승으로 대기 중 수증기 총량은 증가하고 있으나, 지역적으로는 습도가 감소하는 경향을 보여 산불 발생이 늘어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자연발화보다는 논과 밭두렁 소각, 입산자 실화가 산불 피해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산불 피해 규모는 기상 조건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즉, 발화 · 연소 · 확산은 강수량, 강수 지속시간, 습도, 풍속 등에 의해 결정된다.

황사현상

봄철에는 황사현상(黃砂現象)이 종종 일어난다. 황사현상은 고비사막이나 화북 지방 같은 중국 내륙 건조 지역의 황진(黃塵)이나 황사가 상층기류에 운반되어 우리나라를 지나 멀리 북태평양까지 운반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황사현상은 4~5월에 가장 빈번하게 일어나며, 대기 중에 미세먼지를 증가시켜서 시계(視界)를 나쁘게 하고. 건강이나 정밀 사업에 치명적인 피해를 준다. 주로 저기압 내의 강한 상승기류에 의해 상층으로 부유한 황사는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동아시아뿐만 아니라 태평양을 넘어 북아메리카대륙까지 영향을 미친다.

황사 발원 지역이 몽골 동쪽으로 확장하면서 연도별로 변동성이 크지만,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황사의 출현 일수는 1980년대 이후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1980년대 중반 이전까지 평균 황사 출현 일수는 9.7일이었으나, 그 이후에는 11.3일로 늘어났다. 황사 출현 일수는 백령도를 포함한 서해안에서 많고, 동해안에서는 상대적으로 적다.

봄 계절 길이

자연 계절은 기후요소, 특히 기온의 연 변화를 고려하여 구분된다. 기상청은 봄 시작일을 일 평균기온이 5℃ 이상으로 올라간 후 다시 떨어지지 않는 첫날로, 일 평균기온이 20℃ 이상으로 올라간 후 다시 떨어지지 않는 첫날을 봄의 끝, 여름의 시작으로 정의한다. 이 기준에 따르면 우리나라 봄은 평균적으로 3월 11일에 시작하여 6월 2일에 끝나 84일간 지속된다. 봄의 시작은 기온이 높은 남부지방이 중부지방보다 빠르다. 부산에서 봄은 2월 12일에 시작하고, 서울에서 3월 9일에 시작한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온 상승으로 대부분 지역에서 봄이 빨라지고 있다. 서울의 경우, 19311960년에는 3월 22일에 시작하였으나, 19611990년에 3월 17일, 19712000년에 3월 15일, 19812010년에 3월 12일, 19912020년에는 3월 9일로, 점차 빨라지고 있다. 하지만 같은 기간에 봄의 길이는 각각 115일, 105일, 105일, 115일, 113일로 기록되어, 뚜렷한 변화 추세는 나타나지 않았다. 부산 역시 봄의 시작이 19311960년에는 2월 25일이었으나, 19611990년에 2월 28일, 19712000년에 2월 24일, 19812010년과 19912020년에는 2월 12일로 점차 빨라지는 경향을 보였다. 다만 같은 기간 부산의 봄 길이도 뚜렷한 변화는 없었다.

미래 기후변화시나리오에 따르면, 봄은 앞으로도 계속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강력한 온실가스 감축 정책이 실행되지 않고 현재 상황이 유지되는 고배출량 SSP5-8.5 시나리오에서는 2100년 서울의 봄이 1월 27일에 시작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현재[1991~2020년] 부산에서의 봄 시작보다 한 달 빠른 시점이다. 같은 시나리오에서 부산은 겨울이 사라지면서 봄과 가을의 구분이 없어질 것으로 보인다. 부산뿐만 아니라 남부지방의 많은 지역에서 봄이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생물학적 계절 특성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하다고는 하나 계절 사이의 경계를 구분하는 일은 쉽지 않다. 생물계절(生物季節)은 주변 동식물이 변하는 모습을 보고 계절을 정의하는 것으로, 동물식물로 구분해서 관측한다. 봄의 화신(化身)이라 불리는 개나리와 진달래가 남쪽에서 시작하여 봄의 진행과 함께 북쪽으로 올라온다.

봄꽃과 식물

봄을 알리는 꽃은 대부분 선화후엽(先花後葉) 식물로, 잎보다 꽃이 먼저 핀다. 미나리아재비과의 여러해살이 풀인 얼음새꽃은 우리나라에서 봄의 시작을 알리는 식물 중 가장 많이 언급된다. 복수초(福壽草)라고 흔히 불리는데, 이는 일본식 한자명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다. 우리 선조들은 얼음을 뚫고 올라온다는 뜻으로 얼음새꽃이라 부르기도 했고, 눈을 삭이고 올라오는 눈삭이꽃으로도 불렀다. 2~3월에 꽃이 피고, 5월에는 휴면에 들어간다. 복수초는 복과 장수를 뜻하는 이름으로, 꽃말은 ‘영원한 행복’ 또는 ‘슬픈 추억’이다. 복수초는 꽃이 1개만 달리며 태백산맥소백산맥을 따라 해발 800m의 높은 산지에 생육하여 보기 어렵다.

흔히 볼 수 있고, 봄에 가장 빨리 개화하는 꽃은 매화이다. 일사량이 많은 남부지방에서는 1월 말부터 2월 초, 중부지방에서는 3월 초에서 4월 초에 핀다. 난초, 국화, 대나무와 함께 사군자(四君子)로 불릴 정도로 기품이 있어 사랑받는 꽃이다. 꽃말은 ‘고결한 마음’, ‘기품’, ‘결백’, ‘인내’로 선비 정신의 표상이었다. 매화는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데, 봄을 먼저 알린다는 의미로 춘고초(春告草), 매화가 피었는데 그 꽃 위로 눈이 내리면 설중매(雪中梅), 달 밝은 밤에 보면 월매(月梅), 옥같이 곱다 해서 옥매(玉梅), 향기를 강조하면 매향(梅香)이라고 한다. 봄에 처음 피어나는 매화를 찾아나서는 것을 심매 또는 탐매라고 불렀다. 선비들의 지조와 절개를 상징하며 우리 조상들의 사랑을 듬뿍 받은 나무가 바로 매화나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매화나무는 순천 선암사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수령 약 600년의 백매화와 홍매화는 ‘ 순천 선암사 선암매’라는 명칭으로 2007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

산수유나무는 내한성이 강하고 이식이 잘 되며, 진달래, 개나리, 벚꽃보다 먼저 개화한다. 3월경인 이른 봄에 노란색 꽃이 핀다. 산수유는 우산살처럼 짧은 꽃자루들이 한 곳에서 많은 수로 퍼져나가는 산형화서(繖形花序)로, 20~30개의 작은 꽃이 뭉쳐 퍼지며 핀다. 산수유의 꽃말은 ‘지속과 불변’, ‘영원한 불멸의 사랑’이다. 경기도 등지의 중부지방에서는 산수유나무를 동백나무라고도 불렀다. 오얏꽃, 복숭아꽃, 살구꽃 등이 이어서 피어난다.

개나리는 왕성한 번식력과 강한 적응력 때문에 어디에서나 군집을 이루며 자란다. 동요 「봄나들이」의 “나리/ 나리/ 개나리/ 입에 따다 물고요/ 병아리떼 종종종/ 봄나들이 갑니다”는 개나리꽃을 입에 물고 달아나는 병아리 떼의 모습을 통해 평화로운 봄의 광경을 보여 주었다. 진달래는 우리나라 산야에 특히 많아서 노래와 시에 많이 등장할 뿐만 아니라 화전놀이세시풍속과 관련이 깊다. 철쭉은 진달래보다 꽃이 늦게 피며, 설악산, 한라산, 소백산 등지의 철쭉제가 유명하다.

봄이 되면 봄꽃 축제가 전국 곳곳에서 열린다. 봄꽃 축제는 보통 3월과 4월에 집중되며 광양 매화축제, 구례 산수유꽃축제, 진해 군항제, 제주 유채꽃축제, 태안 수선화축제, 여의도 벚꽃축제, 부천 원미산 진달래축제, 경주 벚꽃축제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지구온난화와 도시화의 영향으로 꽃의 개화 시기가 당겨지거나 뒤늦은 한파로 축제 개최 시기의 선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통적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은 사계절 중 가을을 가장 선호했으나 최근에는 가장 좋아하는 달은 5월, 계절은 봄으로 바뀌고 있다. 가을은 모든 결실을 정리하며 추운 겨울을 준비해야 하는 때이고, 봄은 만물이 소생하며 겨울밤과 추위에서 벗어나기 시작하는 때이다. 최근 봄의 인기는 벚꽃축제가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꽃의 자리는 장미가 계속 지키고 있지만, 그다음은 벚꽃, 프리지어, 튤립, 개나리, 진달래, 목련, 철쭉, 매화 등 모두 봄꽃이다. 다른 계절의 꽃보다 봄꽃이 종류가 많으므로 당연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벚꽃에 대한 인기가 계속 높아지고 있어서 전국에서 벚꽃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벚나무소나무에 이어 우리나라 사람들이 두 번째로 선호하는 나무가 되었다.

동물

따뜻한 지역에서 겨울을 보내고 봄이 되면 우리나라로 돌아오는 철새로는 참새목의 제비, 긴꼬리딱새, 꾀꼬리와 사다새목의 황로가 있다. 봄을 알리는 제비를 처음 보는 시기는 남해안에서 4월 중순이며, 북쪽으로 갈수록 늦어진다. 3월 3일은 삼짇날로, 강남에 갔던 제비가 이날이면 옛집을 찾아온다고 전해졌다. 특히 마음씨 좋은 사람의 집을 찾아가 추녀 밑에 둥지를 틀고 새끼를 깐다고 믿었다. 제비는 언제나 반가운 남쪽에서 온 봄의 손님이었다.

꾀꼬리는 아름다운 생김새와 울음소리로 인해 예로부터 시와 그림의 소재가 되었다. 「황조가」「동동」에도 등장하며, 듣기 좋은 목소리를 꾀꼬리 소리에 비유하기도 한다. 숨바꼭질에서 술래가 숨은 사람을 찾지 못할 때 “못 찾겠다 꾀꼬리”를 외치면 놀이가 끝난다. 또한 봄이 되면 긴 동면에서 깨어난 개구리가 활동을 시작하고, 노랑나비, 흰나비, 등이 날아다닌다. 봄은 갓 피어난 꽃과 그 사이를 오가는 벌과 나비, 새들의 지저귐이 어우러져 젊음과 생명을 상징하는 계절이다.

전통 세시풍속

계절의 주기로 볼 때 봄은 시작을 뜻하는 것으로 여겨져 ‘한 해의 계획은 봄에 세우는 것’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봄은 긴 겨울 동안 농사의 소출이 없고, 식량 부족으로 시달리기 일쑤여서 이때를 ‘ 보릿고개’라 하였고, 다른 말로 ‘춘궁기(春窮期)’라고 하였다.

입춘이 설 무렵에 드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 정월은 절기상 봄이라고는 해도 실제 날씨는 겨울에 가깝다. 우리 조상들은 입춘날에 눈 밑에 돋아난 햇나물을 뜯어 입춘절식(立春節食)으로 먹었고,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과 같이 좋은 뜻의 글귀를 써서 대문, 대들보, 집안 기둥에 붙이는 풍속이 있었다.

봄을 느끼게 되는 시기는 음력 2월부터이다. 2월 초하루[음력 2월 1일]를 머슴날이라고 하여 주인이 머슴들에게 술과 음식을 대접하고, 머슴들은 농악을 울리며 노래와 춤으로 하루를 즐겼다. 2월 초순께는 바람신인 영등할머니를 맞아 집집마다 부엌이나 장독대에 음식을 차려 놓고 절을 하며 소지(燒紙)를 올려 소원을 빌었다. 특히, 제주도에서는 영등맞이굿을 대대적으로 벌여 평안과 풍어를 빈다.

3월에는 삼짇날[음력 3월 3일]이 있다. 강남 갔던 제비도 삼짇날이면 돌아온다고 하며, 이 무렵에는 날씨가 온화해져 꽃이 피기 시작한다. 삼짇날에는 처음 본 나비의 색깔로 점을 치기도 했다. 노랑나비나 호랑나비 등 색깔 있는 나비를 보면 길조(吉兆)로, 흰나비를 보면 부모의 상을 당하게 될 흉조(凶兆)로 여겼다.

봄에 먹는 음식으로, 2월 초하루에는 콩을 볶아 먹고 보름날 볏가릿대를 털어 백설기 같은 흰떡이나 송편을 해 먹는다. 삼짇날에 부녀자들은 야외로 나가 진달래꽃을 찹쌀 반죽에 붙여 화전(花煎)을 지져 먹으며 봄놀이를 하였다. 이 밖에도 3월의 시절식으로는 탕평채와 애탕(艾湯)[쑥국], 산떡[散餠], 환떡[環餠], 두견주, 도화주 등 온갖 꽃술이 있었다. 두견화는 진달래꽃의 다른 말로 두견주는 진달래꽃을 넣어 빚은 술이다.

농사에서 봄철은 파종기이다. 정월에는 실제 농사일을 하지는 않지만, 풍작을 비는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특히 대보름을 전후하여 많은 행사가 있는 것은 보름의 만월이 풍요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풍농과 풍어를 기원하는 세시 행사를 치르고 나면, 2월에는 초경(初耕)을 하는 등 파종 준비를 하고, 3월에 본격적으로 파종을 시작한다. 초경은 ‘애벌갈이’라고도 하며, 논이나 밭을 처음 가는 일을 말한다.

문학과 예술에 표현된 봄

문학에 표현된 봄

봄은 문학에서 생동감, 화창함, 소생의 의미를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우리 조상들의 봄에 대한 정서적 반응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봄의 온화하고 화창한 풍경에서 느끼는 흥겨움이다. 이를 ‘흥취(興趣)’라고 하며, 자연에 묻혀 즐기는 풍류라고도 한다. 또 다른 하나는 봄의 화창함과 대비되는 괴로움, 그리고 유한한 인생에서 오는 비애감이다.

강과 호수가 있는 자연에 은거하는 삶을 예찬한 것을 강호시가(江湖時歌)라고 부른다. 이러한 유형의 시가는 양반 사대부들의 작품에서 주로 나타난다. 부녀자들에 의해서 창작된 화전가(花煎歌)는 봄을 찬미하고 즐기는 화전놀이를 노래한 것이다. 「상춘곡(賞春曲)」은 조선 전기 문신인 정극인(丁克仁: 1401~1481)이 지은 시로 『불우헌집(不憂軒集)』에 실려 있다. ‘상춘’이라는 말은 봄을 맞아 경치를 구경하며 즐긴다는 뜻이다. 「상춘곡」은 최초의 가사 형식을 갖춘 시로, 자연의 아름다움을 즐기는 풍류와 안빈낙도(安貧樂道)의 정신을 노래한 작품이다.

“엇그제 겨을 지나 새봄이 도라오니, 도화행화(桃花杏花)ᄂᆞᆫ 석양리(夕陽裏)예 퓌여 잇고, 녹양방초(綠楊芳草)ᄂᆞᆫ 세우중(細雨中)에 프르도다. …… 수풀에 우ᄂᆞᆫ 새ᄂᆞᆫ 春氣(춘기)ᄅᆞᆯ 못내 계워 소리마다 교태(嬌態)로다.” 이를 해석하면, “엊그제 겨울 지나 새봄이 돌아오니, 복숭아꽃과 살구꽃은 석양 속에 피어 있고, 푸른 버드나무와 향기로운 풀은 가랑비가 내리는 가운데 푸르도다. …… 수풀에서 우는 새는 봄기운을 이기지 못해, 소리마다 아양을 부리는구나”라는 것이다. 정치 현실에서 뜻을 이루지 못했지만, 추운 겨울이 가면 봄이 찾아오듯이 자연의 섭리에 수긍하는 모습을 보여 준다.

「덴동어미화전가」는 작자 미상의 가사로 『소백산대관록(小白山大觀錄)』에 「화전가(花煎歌)」라고 제명되어 있지만, 현재는 「덴동어미화전가」로 불린다. 봄에 비봉산(飛鳳山)에 꽃구경을 갔던 젊은 과부가 경치를 보고 슬퍼하며 개가(改嫁)를 생각하자, 이를 말리면서 덴동어미가 자신의 곡절 많은 일생을 들려주는 이야기이다. “가세 가세 화전을 가세 꽃지기 전에 화전 가세/ 이때가 어느 땐가 때마침 삼월이라/ 동군이 포덕택하니 춘화일난 때가 맞고/ 화신풍이 화공되어 만화방창 단청되네/ 이런 때를 잃지 말고 화전 놀음 하여 보세 …… 건너 집의 덴동어미 엿 한고리 이고 가서/ 가지가지 가고말고 낸들 어찌 안가릿가”, “늙은 부녀 젊은 부녀 늙은 과부 젊은 과부/ 앞서거니 뒤서거니 일자행차 장관이라/ 순흥이라 비봉산은 이름 좋고 놀기 좋아/ 골골마다 꽃빛이요 등등마다 꽃이로세”라고 적고 있다. 덴동어미의 일생을 이야기하며 하층민의 고달픈 삶을 사실적으로 다루고 있다. 중간계층에서 태어났지만 결혼을 거듭할수록 하층민으로 몰락하고, 열심히 살아도 현실은 녹녹하지 않음을 보여 준다. 최근에 덴동어미는 반복되는 고난과 역경을 통해서 성숙해지면서 다른 여성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인물로 해석되고 있다.

소설에서 봄의 묘사는 시가의 경우와 크게 다르지 않다. 널리 알려진 「춘향전」에서도 이도령과 춘향이 처음 만나는 발단의 시간적 배경은 봄이며, ‘춘향’이라는 이름 역시 봄의 향기를 뜻해 봄이 모든 일의 시작임을 암시한다고 해석된다. 봄은 화려하고 아름다운 계절이자 시작의 계절이라는 의미를 함축한다. 아름다운 꽃과 화창한 분위기로 봄을 묘사하는 전형성은 현대소설에서도 동일하다. 김동인(金東仁)「운현궁의 봄」, 김유정(金裕貞)「동백꽃」, 「봄봄」, 「봄과 따라지」,「봄밤」 등의 표제에서 잘 드러난다. 이는 봄이 단순한 자연의 계절적 순환으로 인식되던 데서, 삶의 한 단계로 표현이 확장된 사례라 할 수 있다.

현대시에서 나타나는 봄의 표현도 꽃, 새, 바람, 비 등을 소재로 하는 점에서 고시가와 유사하다. 이러한 전통은 특히 청록파 시인들에게서 두드러진다. 『청록집』이라는 제목은 박목월(朴木月)의 시 「청노루」에서 따왔는데, 이 시는 푸른빛의 이미지를 통해 봄의 정취를 그려낸 작품이다. “머언 산 청운사/ 낡은 기와집/ 산은 자하산/ 봄눈 녹으면/ 느릅나무/ 속잎 피어나는 열두 굽이를/ 청노루/ 맑은 눈에/ 도는/ 구름”과 같이 자연의 섬세한 모습을 노래하듯 표현하였다.

이상화(李相和)「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는 자연의 순환 질서와 식민 현실의 박탈을 대립시켜 감정의 갈등을 형상화한 작품이다. 1926년 『개벽(開闢)』 6월호에 발표된 이 시는 식민지 현실을 배경으로 한 대표적인 저항시로, 작가의 뜨거운 열정과 날카로운 현실감각이 살아 있는 자유시이다. “지금은 남의 땅-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나는 온 몸에 해살을 밧고/ 푸른 한울 푸른 들이 맛부튼 곳으로/ 가름아가튼 논길을 따라 꿈속을 가듯 거러만 간다 …… 나비 제비야 깝치지마라/ 맨드램이 들마꼿에도 인사를 해야지/ 주까리 기름을 바른 이가 지심매든 그들이라 다 보고십다/ 내 손에 호미를 쥐여다오 …… 다리를 절며 하로를 것는다 아마도 봄신령이 접혓나보다/ 그러나 지금은-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기것네”에서 나라를 빼앗기고 식민지가 된 현실을 ‘빼앗긴 들’에 비유하며 봄이 돌아와도 참다운 삶을 누릴 수 있는지를 ‘봄이 오는가’라고 질문하고 있다. 마지막 구절의 ‘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기겠네’는 상실에 대한 깊은 절망과 함께 민족적 자각을 드러낸다.

이수복의 「봄비」는 봄비가 상징하는 생명력과 화자가 느끼는 슬픔을 대조적으로 보여 준다. 시의 “이 비 그치면/ 내 마음 강나루 긴 언덕에/ 서러운 풀빛이 짙어오것다/ 푸르른 보리밭길/ 맑은 하늘에/ 종달새만 무어라고 지껄이것다/ 이 비 그치면/ 시새워 벙글어질 고운 꽃밭 속/ 처녀애들 짝하여 새로이 서고/ 임 앞에 타오르는/ 향연(香煙)과 같이/ 땅에선 또 아지랑이 타오르것다.”라는 구절에서 푸르른 보리와 지저귀는 종달새, 활짝 피어날 꽃밭은 생명의 약동을 보여 주지만, 그 속에서 화자의 서러운 감정이 더욱 부각된다.

음악에 표현된 봄

우리나라 전통 성악곡인 십이가사 중 하나인 「춘면곡(春眠曲)」은 화창한 봄날을 배경으로 남녀의 만남과 이별, 그리움을 표현한 노래로, 격조 있는 곡으로 뽑힌다. 「춘면곡」은 18세기에 불려진 것으로 여러 기록에 남아 있다. 가사체(歌辭體)에 뿌리를 둔 「춘면곡」의 노랫말은 “춘면(春眠)을 느짓 깨여 죽창(竹窓)을 반개(半開)허니/ 정화(庭花)는 작작(灼灼)헌데 가는 나비를 머무는 듯/ 안류(岸柳)는 의의(依依)허여 성긴 내를 띄웟세라/ 창전(窓前)에 덜 고인 술을 이삼배(二三杯) 먹은 후에 호탕(豪蕩)하야 미친 흥(興)을……”인데, “봄날 졸음 느긋이 깨어 대살창문 반쯤 여니/ 뜰에 핀 꽃이 화려한데 가는 나비 머무는 듯/ 강 언덕엔 버들이 무성하여 안개가 드문드문 뵈는구나/ 창문 앞 덜 익은 술을 두세 잔 먹은 후에, 호탕하여 미친 흥을……”로 번역할 수 있다. 그 밖에도 「노들강변」, 「양산도」 등 봄을 노래한 민요가 있고, 판소리 「사철가」는 제목이 ‘사철가’인 것과는 달리 주로 봄을 노래한 것이다.

서양음악이 들어온 뒤에 작곡된 봄노래는 주로 시 작품에 곡을 붙인 것이 많다. 이은상(李殷相)의 시 「동무생각」, 「봄처녀」, 박목월의 시 「4월의 노래」 등이 널리 애창된다. 「4월의 노래」는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 구름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 …… 돌아와 사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둔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 어린 무지개 계절아”라고 봄을 생명의 계절, 청춘의 계절 등으로 표현하였다.

현재를 사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봄’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노래는 「벚꽃엔딩」이고, 「봄봄봄봄 봄이 왔어요」, 「봄처녀」, 「봄봄봄」, 「고향의 봄」, 「봄날은 간다」, 「봄나들이」 등 다양하다. 봄의 설렘과 활기부터 절망까지 다양한 정서들이 노래에 담겨 있다. 「벚꽃엔딩」은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 잎이/ 울려 퍼질 이 거리를 둘이 걸어요/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 잎이/ 울려 퍼질 이 거리를 둘이 걸어요// 바람 불면 울렁이는 기분 탓에 나도 모르게/ 바람 불면 저편에서 그대여 니 모습이 자꾸 겹쳐/ 오 또 울렁이는 기분 탓에 나도 모르게/ 바람 불면 저편에서 그대여 니 모습이 자꾸 겹쳐……”로 벚꽃길을 함께 걷고 싶은 설레이는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 반면 「봄날은 간다」는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오늘도 옷고름 씹어가며/ 산 제비 넘나드는 성황당 길에/ 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 같이 울던……”으로 설렘과 헤어짐, 슬픔을 같이 노래한다.

회화에 표현된 봄

회화에서 봄을 나타내는 소재로 가장 많이 등장하는 꽃은 매화이다. 매화는 눈 속에서 피는 꽃이기 때문에 혹한을 이겨내고 봄을 알려주는 꽃이라는 뜻에서 많이 그렸다. 단원 김홍도(金弘道)는 매화를 유달리 사랑하고 많이 그렸다. 그의 만년작인 「노매함춘(老梅含春)」은 봄날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매화를 그린 것으로 꽃잎의 빛깔이 회색으로 표현되어 있어 특이하다. 그림 우측에는 ‘노간함춘(老幹含春意)/ 소지대옥화(疏枝帶玉花)/ 주완명월상(酒暖明月上)/ 이영와사창( 移影臥紗窓)’, 즉 “늙은 둥치는/ 봄빛을 머금었고/ 성근 가지에/ 옥 같은 꽃이 피었네/ 술 익고 달 밝은데/ 매화 그림자 창에 비치네”라고 적혀 있다. 또한 김정희의 제자이자 조선 말기 화가인 전기(田琦)의 「매화서옥(梅花書屋)」과 「매화초옥(梅花草屋)」이 있다.

봄을 나타내는 소재로는 복숭아꽃도 널리 사용되었다. 조선 전기 안견(安堅)「몽유도원도(夢遊桃源圖)」는 봄 경치를 그린 것은 아니지만 지금 남아 있는 도화(桃花)의 그림으로는 최고 걸작이다. 이 밖에도 조선 후기 안중식(安中植)의 「춘경산수(春景山水)」는 복숭아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봄 경치를 그린 것으로 유명하다. 그 밖에 꽃과 버들을 소재로 하여 봄을 나타낸 것으로는 조선시대 이한철(李漢喆)의 「방화수류(訪花隨柳)」, 안건영(安建榮)의 「춘경산수도(春景山水圖)」가 있으며, 꾀꼬리를 등장시킨 것으로는 김홍도의 「마상청앵(馬上聽鶯)」이 있다.

풍속화는 그 시대의 풍습을 그린 그림으로 시대상을 잘 반영한다. 신윤복(申潤福)의 「연소답청(年少踏靑)」은 ‘나이 어린 젊은이들이 푸른 풀을 밟는다’는 뜻으로 조선 후기의 사회 문제로 제기되었던 한량기생의 봄꽃놀이 행렬을 그린 그림이다. 이 밖에 윤두서(尹斗緖)가 그린 「채애(採艾)」는 봄철에 쑥을 캐는 여인을 그린 일종의 풍속도다.

고전 회화에서는 매화와 도화, 산수와 풍속 등 자연과 일상의 정경이 주로 형상화되었다. 그러나 현대에 이르러 표현 소재는 한층 다양해졌다. 또한 기법 면에서도 동양화서양화로 크게 갈라지고, 서양화는 다시 구상과 추상으로 분화되면서 봄을 표현하는 방식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예컨대 박수근의 「꽃 피는 시절」, 「고목」, 「목련」, 김환기의 「종달새 노래할 때」, 이중섭의 「봄의 아동」 등은 꽃, 나무, 새순, 아이를 소재로 하여 봄의 이미지를 드러내고 있다.

언어적 관습

우리말 표현

봄은 꽃의 계절이다. 따스한 기운과 함께 ‘꽃보라’가 시작되는데, 이는 수많은 꽃잎이 바람에 흩날리는 장관을 가리킨다. 봄의 추위를 표현하는 말로는 ‘꽃샘추위’가 있다. 꽃봉오리가 막 맺히는 시기에 찾아오는 매서운 한기를 뜻하는, 아름다운 우리말이다. 이와 비슷하게 ‘잎샘’은 잎이 돋아날 무렵에 찾아오는 늦추위를 일컫는다. 겨울 동안 얼었던 땅이 풀리며 맞이하는 초봄을 ‘따지기’라 하고, 따뜻한 햇살 속에 피어오르는 ‘아지랑이’도 봄을 상징하는 풍경이다. 바람을 표현하는 말로는 ‘소소리바람’이 있는데, 이는 차고 매서운 봄바람을 지칭하며 “꽃망울을 스치는 소소리바람”과 같이 쓸 수 있다.

봄의 생명을 표현하는 말도 여럿 있다. 작은 싹이 돋아나는 ‘잔풀나기’, 꽃망울이 막 부풀어 오르는 ‘벙글다’, 탐스럽게 매달린 꽃송이를 이르는 ‘꽃숭어리’ 등이 그렇다. 또 봄놀이와 관련된 말로는 진달래꽃을 전이나 떡에 넣어 먹던 풍습을 가리키는 ‘꽃달임’이 있다.

비유와 속담

봄은 흔히 ‘활기차고 새로움’을 비유하는 말로 사용된다. 좋은 시기, 좋은 환경, 혹은 젊은 시절을 뜻하며, “봄이 오면 강산도 달라진다”, “봄바람에 씨앗이 싹튼다”, “봄날은 간다”와 같은 표현으로 나타난다. 또한 봄은 겉으로는 좋아 보이지만 덧없거나 순식간에 사라지는 것에 비유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봄볕에 그을린다”, “봄눈 녹듯 한다”라는 말이 있다. 한편, 봄은 기다림과 준비 끝에 찾아오는 좋은 때를 뜻하기도 한다. “봄에 물이 많아야 가을에 벼가 많다”, “봄에 심은 나무는 가을에 열매를 맺는다”는 속담은 그러한 의미를 담고 있다.

더 나아가 선행 조건이 이루어져야 뒤의 일이 성사된다는 뜻으로 “봄이 와야 꽃이 피고, 꽃이 피어야 벌이 날아든다”라는 말이 전해진다. 또 다른 속담인 “가을밭을 밟으면 떡이 세 개요, 봄밭을 밟으면 뺨이 세 개다”는 가을걷이가 끝난 밭은 밟아 주는 것이 좋으나, 봄철에 녹아 부푼 밭은 밟으면 안 된다는 사실을 빗대어, 적절한 때에 알맞은 행동이 필요하다는 교훈을 담고 있다.

봄철의 찬바람을 표현한 속담도 있다. “꽃샘잎샘에 설늙은이 얼어 죽는다”는 음력 사월 무렵 이른 봄에도 날씨가 꽤 춥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른 봄에는 새 움이 홍역을 한다”는 막 돋아난 새싹이 붉게 물드는 모습을 홍역에 빗대어, 꽃샘추위로 인해 움이 붉게 얼어붙는 상황을 표현한 말이다. “봄추위가 장독을 깬다”는 꽃이 피는 봄에도 겨울 못지않은 매서운 추위가 닥칠 수 있음을 경계하는 속담이다.

봄을 주제로 한 속담은 생활과 기후, 그리고 인생의 이치를 담고 있다. “봄에 하루 놀면 겨울에 열흘 굶는다”는 젊은 시절에 부지런히 노력하지 않으면 훗날 가난해질 수 있다는 의미이다. “봄떡은 들어앉는 샌님도 먹는다”는 겨울이 지나 먹을거리가 귀해진 봄철, 귀한 음식은 누구라도 마다하지 않고 먹게 됨을 뜻한다. “봄잠은 가시덤불에 걸려도 잔다”는 봄날의 나른한 기운 탓에 잠을 이겨내기 어렵다는 표현이다. “삼사월에 난 아기 저녁에 인사한다”는 봄이 되면서 낮 시간이 길어지는 현상을 비유한 말이다. “봄 꿩이 제 바람에 놀란다”는 자기가 한 일에 스스로 놀라는 경우를 빗댄 속담이다. “살림이 거덜이 나면 봄에 소를 판다”는 막다른 처지에 몰리면 농사에 꼭 필요한 소조차 파는 것처럼, 어떤 일이라도 하게 됨을 뜻한다. “가을 식은 밥이 봄 양식이다”는 가을에 흔한 음식도 봄에는 귀한 양식이 되듯, 풍족할 때 낭비하지 말아야 함을 일러 준다. “일년지계는 봄에 있고, 일일지계는 아침에 있다”는 모든 일은 시작이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봄에는 바람이 많고 가을에는 달이 많다”는 봄에는 바람이 잦아 날씨가 변덕스럽고 불안정하다는 뜻이다.

참고문헌

단행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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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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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잡지 기사

「봄에 만나는 순우리말 식물을 소개합니다」(『한박웃음』, 2024, 4.)
「이 시기에 볼 수 있는 식물이야기: 찬바람이 지나가고, 따스한 햇살을 알리는 복수」(『국립수목원 웹진』, 2021. 2.)

인터넷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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